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by 남궁은호

남들은 어릴 적 영어유치원을 다녔다는데

난 불교유치원을 나왔다.

우리 가족이 불교를 믿었던 건 아니고 동네에 딱 하나 있는 유치원이 그곳이었다.


스님이 원장인 그곳은 우리에게 특별히 불교 사상을 주입하거나 하진 않았지만 남들은 영어노래를 외우고 부를때 재롱 잔치 마지막에 반야심경을 다 같이 외워야했다.


내게 불교란 그저 가장 밀접하게 접했던 학문 같은 것이었다.



고타마 싯다르타는 태어나자마자


천상천하 유아독존 (天上天下 唯我獨尊)


이라 외쳤다 한다.



철부지 시절, 저 이야기를 접했을 때는


세상에 내가 유일신이다.
내가 너희에게 깨달음을 주러 왔다.


이 정도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지금은 조금 다르다.


세상에 내가 유일하다.
나는 나로 태어나고 너로도 태어난다.
이 세상의 누구로도 태어나 삶을 살아간다.
나는 너이고 너는 나이다.



부처가 태어나 일곱 걸음을 걷고 말한 문장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그러나 나는 시간을 달리며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다.



붓다는 한 문장으로 이렇게

오랜 시간, 오랜 날 생각하게 만든다.


미워하는 마음이 불쑥 튀어나올 때마다,

가시가 돋어나 아픈 말을 쏟아내고 싶을 때마다

내가 너임을 잊지 않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