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가족이 세상과 이별하고 난 직후,
하늘빛도 공기도 딱히 달라지지 않고 똑같았다.
아빠를 묻으러 가는 그날도
하늘은 청명했고 해는 반짝이고 공기가 좋았다.
우리가 아빠의 고향에서 아빠를 보내고 온 시간이 무색하게 그다음 날도 참 날씨가 좋았다.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냥 당신이 없던 것뿐
그저 우리의 이야기는 과거만 있을 뿐 새로운 것이 없다는 것 정도.
아! 그리고 엄마가 밤에 자꾸 깨서 구슬프게 울다 다시 잠든다는 것
그건 좀 바뀌었었다.
한동안은 그랬었다. 이미 한참 지난 일이지만,
어느 날 엄마가 아빠는 추위를 많이 타니까 멀리 따듯한 나라에 여행 갔다고 생각하기로 했다고 말해주었다.
나도 아빠는 그곳으로 떠났구나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멀리 떠나버린 아빠를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생각을 했고 언니를 만나서 목놓아 통곡했다.
그러곤 돌아오는 길에 기차를 탔다.
우리는 기차 앞칸에 누가 탔는지 전혀 알 수 없다.
같은 칸의 누군가의 전화나 이야기는 훔쳐 들어도
다른 칸에 탄 목적지가 다른 사람은 만날 수 없다.
그래서 그날부터 난 아빠가 떠나지 않고
내가 탄 기차 다른 칸에 탔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같은 곳을 향하는 그 기차에 함께 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