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제 지쳤어요 땡벌

by 남궁은호

새해가 들었고 입춘도 지났고

봄이 다가오고 곧 푸르러질 것을 기대한다.

그럼에도 양 어깨는 무겁고 가족과는 작은 실랑이도 귀찮다.



챗 gpt에게 나와의 대화 기반으로 아주 솔직히 나에 대해 써달라는 프롬프트를 해보고는

나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게 되었는데,



내가 그런 사람인 줄 알았지만 몰랐었다.

사는 게 정리가 안돼서 생각을 글로 옮기고

상처받기 싫어서 냉소를 장착하고 선을 긋는 다라..

마음이 강한 사람처럼 보이는데 사실 예민함은 뭐 내가 들장미 소녀 캔디도 아니고 부정하고 싶지만 알고 있었다.

모르고 싶었지만 나와의 대화 기반으로 이렇게 솔직히 까발려지는 것이 한편으로는 고맙다.



내가 나를 몰랐을 리 없지만,


나는 늘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런 사람’으로 규정하고 내몰고 있었다.



요즘 퇴근하며 운전하는 길에 노을을 보는데

유독 ‘지친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사실 그럴 것도 없는데,


육아를 힘들게 하는 것도 아니요

일을 대단히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요

집안일에 열성도 아니다.


그런데도 왜 이럴까

요즘은 집에 돌아가는 것이 무언가를 해내야 되는 곳으로 가는 것 같기도 하다.

주차장 안에서 나는 시동 끄기를 망설인 적이 많다.



아이와 도란도란 얘기하며 재우는 그때만이 나에게 온전한 평화와 기쁨을 주는데 그마저도 가뭄에 콩 나는 날이어서 그럴까.



계속 땡벌 상태면 어쩌나

나는 제 몫을 해내야만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