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형 애착의 20대
20대 초반, 노래방 18번 중 하나는
이소라 <처음 느낌 그대로>였다.
그 당시 나와 감정의 결이 굉장히 비슷한 가사라고 생각했다.
‘내가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차갑게 대하는 걸 알잖아’
이 부분이 특히 공감 갔는데
그 당시 만나던 남자친구가 내게 했던 말이 생각나는 구절이다.
그때의 나는 어리숙하고 누군가 나를 좋아해 주는 느낌이 어색해서 반가움을 짜증으로 표현하고 좋아하는 마음을 드러내는 게 싫어서 차갑게 대했다.
그는 내게 반가우면 반갑다고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이라 했다.
그래도 그 말이 참 안 나왔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그와 나는
지독하게 싸우고 엉망진창으로 헤어졌다.
나는 지독한 회피형 애착을 가졌던 게 틀림없다.
그 이후로도 몇 번의 연애 속에서 나는 진실된 감정이 다가올수록 상대와 거리를 뒀다.
싸움을 피하고 싸우게 되면 헤어질 준비를 했다.
늘 상대와 진지한 관계가 될까 봐 두려워
맘속으로 멀어질 준비를 했다.
나의 20대는 회피형 애착 그 자체였다.
그걸 완벽히 극복했는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
그래도 지금은 좋으면 좋다. 화나면 화가 난다. 더 많이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아지는 삶을 살고 있는 건 맞는 것 같다.
나와 함께 해주었던 연인들이여,
견뎌주고 보듬어 주어 고마웠고
이제야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어디서 살고 있던,
나 같은 사람은
다시 만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