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사주라며
예정일이 지나도 한참을 안나오려던 너였다.
예정일보다 열흘이 지나서야 엄마 배를 갈라 나왔지
나의 배를 가르던 의사선생님의 말씀은
엄마가 옳았어요, 엄마 골반 아래 머리를 끼우고 안나오려고 하더라구요
유도를 했지만 좀처럼 나올 생각이 없던 너였다.
뱃속에 있을때 애기 아빠와 싸울때마다 엄마를 더 사랑하고 좋아하라던 나의 주문 때문이었을까.
유도 주사를 맞고 배 아픈건 참아도 허리 뒤틀리는 건 못참아 수술하게 해달라고 했다. 배 아픈 수치가 0이었을때 허리는 더 고통스럽게 아팠다. 제발 수술해달라는 나의 말에 남편은 다급하게 의료진을 찾았고 내 팔목의 핏줄을 못찾아 주삿바늘을 여섯번이나 찔러대던 간호사는 “산모님, 아픈걸 못참으시나봐요”라고 했다.
진짜 맘같아서는 한대 칠까 싶었지만 내 가족 중 꽤 여럿이 간호사라 맘을 달랠 수 있었다. 여태 잊혀지지 않는 가슴을 후벼파는 한마디다.
나는 막달까지 양수가 줄지 않고 배가 커지는 임신체질(?) 산모였고 아기는 엄마 뱃속에서 즐길 수 있었다.
그래서 나오기 싫었나보다.
하기사, 이 세상이 뭐 그리 좋은가! 하루라도 뱃속에서 더 품어야지 하는 알량한 모성애가 내게 있었다.
결국 배를 가르게 되었고 나는 아이를 유도 실패 후 수술로 낳게 되었다. 삼개월 전 나의 사촌의 유도 실패를 봤지만 나도 그길을 고대로 따라가게 될 줄이야...
수술은 후불제 라고 하지만 나는 돈을 더 주고 마취제를 빠방하게 넣었다. 옆에서 그간 출근하느라 못잤던 잠을 산모 옆에서 몰아자는 철없는 남편을 깨워 걷기 연습도 부지런히 했다.
장기 유착을 핑계삼아, 옆 산모 남편의 다정함을 협박삼아 회복은 빨랐지만 감정의 회복 속도는 빠르지 않았다.
그건 찬찬히 꺼내보도록 하자.
암튼 시간이 꽤나 흐른 뒤에야 나의 아이가 화제의 주인공인 푸바오와 생년월일이 같음을 알았다
그걸 알때는 이미 화제가 되고도 넘쳐 푸바오의
사주까지 인터넷에 올라올 정도였다.
덕분에 사주를 꽁짜로 보는 지경에 이르럿다. 근데 그 간단한 사주 풀이를 보며 내 아들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 당당함, 모두가 주목하는 이유
그 모든게 저녀석의 운명이었다. 온 집안의 막내, 시댁에서의 막내 그리고 친정에서의 막내! 내 외할머니까지 저 아이를 독보적으로 사랑하는 어쩔 수 없는 끌림(내 외할머니는 자식이 6에 손주는 12명에 증손주는 17명이다)
그 중 독보적으로 우리 아이를 예뻐하는 할머니를 푸바오 사주를 보며 내 아들에게 대입하며 이해하게 되었다. 이쯤되니 관심도 없던 판다인 푸바오가 고마웠다.
덕분에 얻은게 너무 많다. 사주며 나의 이해도며.. 저녀석의 마음까지
이쯤되면 나는 외친다
따봉 푸바오야,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