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참관수업, 나만 혼자였다.

by 남궁은호

아빠 진짜 너무했다.


7살 적 유치원에서 주말에 아빠 참관 수업이 있었다.

아빠는 건설현장에 있었고

엄마는 유치원에 어린 나를 데려다 놓고

홀연히 성당으로 갔다.



별로 좋아하지 않던 옆의 뽀글 머리 여자애는

아빠, 엄마, 삼촌까지 대동하고 참여하고

그 반에 아빠뿐만 아니라 부모 없이 혼자 온 사람은

나뿐이었다.

양친이 다 있는데도

혼자 앉아 있던 건 ‘나’뿐이었다.



그 순간의 감정이 30년이 넘게 기억난다.

지금도 뭐라 설명할 수 없지만

파도처럼 밀려오는 그 감정이 아직도

만 6년밖에 살지 않았던 나에게는 감당이 어려웠다.


그러나 울지 않았다.



그날 무얼 했는지 모르지만

주변은 까르르 웃고 있었고

나는 선생님 옆에 붙어 있었다.



그날의 기억은 참 지워지지도 않더라.

그냥 덮어뒀다가도 울컥울컥 올라오는데


아빠와 신나게 밤산책을 하는

유치원을 다니는 7살 아들의 뒷모습을 보다가

‘행복하고 즐겁게 키워야지’라는 생각을 하다

불현듯 그 기억이 났다.



그래서 그날 이야기를

남편과 아들에게 했다.


아빠는

유치원 참관 수업에도 못 왔고

내 결혼식에도 못 왔고

내 아이가 태어나는 것도 못 봤다고.


내 중요한 순간에는

항상 없었다고.




화가 났다.


그러다가

그냥 이렇게 생각했다.


그래 먹고살려고 그랬겠지.

처자식 먹여 살리려고.


그래도

7살짜리 행사에는

한 번쯤 와줄 수 있었던 거 아닌가.



아빠가 살아 있었다면

전화해서 한마디 했을 거다.


왜 그날 안 왔냐고.




나는 그날

혼자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