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서, 조금씩 희석되는 나의 생각들

우울한 마음을 끌고 수영장에 간 날의 기록

by 호호엠이

고민이란 명목으로 생각을 하는 게 습관이었다.
문제는, 그 생각들이 자꾸만 덩어리져
몸까지 굼뜨게 만든다는 거였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보이지 않는 실에 매여 있는 느낌이 들었다.
가만히 있는데도, 조여오는 생각들.

우울에 익숙해지면
그게 편해지기도 한다.
벗어나고 싶은데,
어쩐지 그 안에 머무는 것이 더 익숙하다.

하지만 물 속 들어가면 조금 달라진다.
물 속에서는 그 무거운 생각들도
조금씩 풀린다.
잘해야 한다는 압박도,
힘들다는 탄식도,
물 속에서 천천히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희석되어 사라진다.

물은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나를 떠 있게 해준다.
그게 꽤 큰 위로라는 걸,
수영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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