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경희씨 옆에 서는 것일까

이름 옆, 시민기자

by 우리동네지영씨

기사 언제 나온대요?


경희씨가 묻는다.

진짜, 남의 속도 모른다. 집회 중에도 몇 번을 들여다본다.

아직도 카톡은 1이 남아있다.

대체 뭣이 바쁘길래 반나절이 지나도록 파일을 안 열어보냔 말이다.

아직 몰라요. 기자가 바쁜가 봐요.


2년 만에 처음으로 아이 밴드부 공연을 본다.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일어나 꽃단장을 하는 날엔 어김없이 밴드부 공연이 있었다.

기쁘고 설레는 이날에, 나는 계속 카톡을 확인한다.

1은 대체 뭔가.

수정할 거 있으면 말해줘요.


드디어 기사를 보내왔다.


누구 이름으로 기사가 나왔을까?

기자의 이름을 썼을까? 혹시 내 이름을 넣어줬을까?

기자 이름으로 나왔어도, 경희씨네 토론회가 기사로 나오는 걸로 됐어.


클릭!


유난히 작은 글씨가 한눈에 들어온다.

내 이름이다. 작아도 또렷하다.

이름 옆에 나란히 ‘시민기자’가 붙어있다.


마음이 급해 속도가 붙었지만,

기사에서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꼼꼼히 읽는다.

돋보기 없이도 추가된 따옴표 하나까지 대문짝만하게 보인다.


아..이렇게 쓰는구나.

사진은 역시 쓸만한 게 없었구만;;


일사천리 바로 기사로 나와 공유된다.

오늘은 어제까지와는 다른 날이다.

세상은 변한 게 없어 뵈지만 어떠한가.


아이의 공연은 끝났지만, 나는 아직 허공에 떠 있다.

되다 안 되다 멋대로인 자동차 키도 괜찮다.

기사를 다시 열어본다.

내 이름 옆에 시민기자.


세상에 막 떠들고 싶다.

친구들 단톡방에 올려본다. 관심이 없다.

내가 쓴 기사라 다른 방에 올리기가 조심스럽다.

누가 대신 공유해주면 좋으련만.


오늘따라 경희씨 공유도 늦다.

기사 잘 썼다고 고맙다고 해놓고는.


기사를 또 읽어본다.

기자가 잘 썼다고 한 말이 눈앞에 떠다닌다.


나는 행복하다.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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