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잇 Jun 25. 2023

오랜만에 아무 말

장마가 오고 있다. 비가 오면 신발이 다 젖는다. 덥다. 선풍기 바람을 맞고 있다. 기후 위기도 이제 두말하면 입 아프다.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의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부지런히 준비하고 있다.


주말에는 성당에 간다. 세례명은 아빌라의 데레사. 교회에 간다고 하면 세례명을 묻지 않았을까. 곰브리치 미술사에서 성인 아빌라의 데레사를 처음 봤다. 타노스 장갑의 모티브 또한 아빌라의 데레사에게서 왔다.


글을 쓰기 전에는 세례명에 관해서 쓰자고 이리저리 생각을 굴렸다. 막상 쓰니까 몇 줄 안 된다. 사실 세례명이 아니다. 세례는 장로교에 있을 때 받았다. 성당에 오면서 신명을 받았다. 사람들은 왜 데레사냐고 묻는다. 남성은 남성 성인의 이름을 여성은 여성 성인의 이름을 세례명으로 한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자.


저녁밥을 너무 많이 먹어 소화하기 힘들다. 글을 쓰겠다고 거실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서 TV를 본다.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다. 하루에 만 보씩 걷는다. 글은 오랜만에 다시 쓴다. 커뮤니티 활동을 핑계로 글 쓸 시간을 내지 못했다. 오랜만에 방문 통계를 봤더니 정신 건강 키워드의 조회수가 높았다. 공부가 필요하다. 


TV를 켜놓으면 가만히 있어도 시간이 흐른다. 프로 야구 응원이 흥겹다. 지구오락실 재밌다. 나PD가 계속 당한다. 레드불 광고에 베토벤 캐릭터가 나온다. 몬스터를 마셨더니 몸이 붕 뜬다.


<나의 아저씨>를 대본집으로 봤다. 처음에는 음모와 돈 봉투가 나와서 집중이 안 됐다. 도준영의 삶은 어떻게 될까? 어렸을 때 가롯 유다의 결말을 물었다가 혼난 적이 있다. 예수님 나오는데 왜 가롯 유다 이야기를 하냐고 혼났다. 하지만 사람들은 가롯 유다를 많이 이야기한다. 뮤지컬 <슈퍼스타>에도 비중 있게 나온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최후의 유혹>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낙원>에서도 악마는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물론 단테의 <신곡> 지옥 맨 밑바닥에 자리하는 것은 루시퍼와 가롯 유다와 브루투스다. 배신은 가장 큰 죄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대본집으로 한 편만 남겨 놓고 있다. 백상예술대상 수상 소감이 인상적이었다. 가슴을 치는 대사들이 많다. 드라마도 보통 대본집으로 본다.


카프카의 <변신> 표지를 보며 바퀴벌레를 떠올린다. 집에 오는 길에 쥐를 봤다. 카뮈의 <페스트>를 떠올린다. 흑사병. 전염병. 하수구를 돌아다녔을 쥐와 바퀴벌레. 예전에 웹툰 중에 쥐와 바퀴벌레가 등장하는 것이 있었다. 사람들이 관계를 맺으면 서로 연결된 빨간 줄이 보인다.


반지의 제왕에서 원정대원들은 신뢰로 연결되어 있다. 불의의 사고로 서로 떨어져 소식을 알 수 없어도 신뢰로 연결되어 있다. 믿음으로 연결되어 있다.


테세우스, 로물루스 등 영웅전을 본다. <왜 일하는가>를 보면서 마음을 잡고 힘을 낸다. 노예에 의지하는 삶은 무력하다. 스스로 일하는 삶이 멋있다.


5월에 원룸을 알아보고 벌써 한 달이 지났다. 네이버 부동산에서 원룸 풀옵션을 본다.




<아빌라의 데레사>

작가의 이전글 우리에겐 제대로 된 이야기가 많이 필요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