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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창업할 수 있을까?_창업 못 하겠는데요?

48. 창업 못 하겠는데요?

by 호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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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창업 못 하겠는데요?


카페 창업에 대해 글을 쓴 지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 글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창업에 관련해서 글을 쓰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마 쓰게 된다면 창업하는 과정에 대해 쓸 거 같다. 50편이 좀 안 되게 쓰면서 카페 창업에 대해 많은 생각들을 적었다. 나는 이 정도의 글을 쓰기 전에 내가 창업을 할 줄 알았다. 어쩌면 내가 창업을 너무 쉽게 생각했던 거 같았다.


대한민국에 더 이상 카페가 없는 곳은 존재하지 않으며 부동산보다 PC방 보다 치킨집 보다 많은 게 바로 카페다. 그 카페를 나는 굳이 창업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많고 많은 것들 중에서 왜 하필 카페를 창업하려고 하는 것일까.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 지금까지 외면했던 어쩌면 무책임했던 걸 수 있겠다. 나는 내 카페에서 뭘 팔아야 할지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단순히 커피 한 잔을 팔아서 살아남기엔 불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그건 10년 전에나 가능했던 게 아닐까 싶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창업을 하고 싶은 것일까.


바다 건너 도쿄까지 가서 이 카페는 무엇을 팔고 비전에 대해 논했지만 정작 내가 할 카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장 누군가가 나에게 돈을 주고 창업을 시켜준다면 나는 할 수 있을까? 창업이라는 게 생각해 보면 돈이 문제가 아니다. 돈은 부가적인 것이다.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한 창업이 아니라면 어떻게든 돈은 마련할 수 있다. 돈이 없어서 창업을 하지 못한다는 건 어쩌면 거짓말이 아닐까. 자신이 없어서이다. 무엇을 손님에게 팔아야 할지 무엇을 내세워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창업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어떤 메뉴를 팔고 인테리어를 어떻게 하고 오브제를 뭘 가져다 놓고 무슨 분위기를 풍기고 이런 것들은 다 제쳐두고 손님에게 무엇을 제시할 것이냐.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으로 하여금 손님이 내 매장에 방문하게 만들 것인가? 수많은 카페들 사이에서 굳이 나의 카페를 선택하는 그 이유는 무엇이냔 말이다. 나만이 가지고 있는 아이템이 있는가? 아니면 내 카페에 스토리가 있는가? 내가 유명한가? 그 무엇 하나도 해당 사항이 없다는 것이다. 그냥 흔한 동네 카페, 3년 내로 폐업할 확률이 굉장히 농후한 카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카페는 목이 정말 중요하다. 강력한 한방이 있어도 목이 안 좋으면 위태롭다. 하물며 아무것도 없는 내가 목이라도 좋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다들 목이 좋은 곳으로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들어가는 게 아닌가 싶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총알이 한 발이기 때문에 이 모든 것에 다 걸어야 한다. 그래서 완벽하게 하고 싶다. 내 창업이 늦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일단 적당히 조건이 충족이 되면 시작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이 한 방에 모든 걸 걸어야 하는 상황이니까. 그러니 시간이 지날수록 부족한 게 눈에 보이고 준비할 게 많아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창업을 할 것이다. 어떻게든 해야만 한다. 근데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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