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부동산 임장
49. 부동산 임장
퇴사를 하고 본격적으로 자리를 알아보러 다니고 있다. 자리는 전부터 꾸준히 알아보러 다니고 있었지만 핑계를 대자면 퇴근하고서 따릉이 타면서 자리를 보러 다니는 건 좀 쉽지 않았다. 특히 겨울과 여름에는 날씨로 인해 거의 다니지 못했다. 뭐 핑계를 대려면 수많가지다. 이유 없는 무덤이 어디에 있겠는가?
아무튼 요즘 거의 매일 자리를 보러 다니고 있는데 정말 쉽지 않다. 돈을 더 주고라도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건 맞지만 로스터리 카페를 하려고 하다 보니 약간의 어려움들이 있다.
일단 고층 건물은 들어갈 수 없다. 덕트를 빼서 옥상으로 올려야 하는데 고층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매장 입구에서 바로 뺄 수도 있기는 한데 그리 좋은 건 아닌 거 같다. 그래서 일단 고층 건물은 패스.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5층 이하의 건물들만 보고 있다. 어쩔 수 없다. 비용을 생각하고 민원을 생각했을 때 5층 이하의 건물이 베스트다. 사실 1층 단독 건물이 제일 좋다. 뭐 하나 걱정할 거 없고 내 매장만 신경 쓰면 되니까.
아무튼 이러다 보니까 조건이 굉장히 까다롭다. 일단 1층이어야 하고 5층 이하의 건물에 유동 인구가 받쳐주는 곳. 생각보다 찾기 어렵다. 그리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월세까지. 보증금은 어떻게든 낼 순 있는데 월세가 문제다. 이게하고 싶다고 해서 다 할 수 있는 건 아닌가 보다. 그래서 로스팅과 커피 판매 공간을 아예 분리할까 생각도 했었다. 근데 월세가 2배로 드는 거라서 굳이 싶기도 하고 로스팅을 하는 보이는 것도 중요하기도 하고 콩을 그럼 또 여기서 저기로 움직여야 하니까 그리 좋은 생각은 아닌 거 같다.
같은 건물에서 1층 2층 나눠서 쓰는 거면 모르겠지만, 아무튼.
현재 서울의 절반은 보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일단 강남구, 서초구, 성북구, 송파구, 용산구 여기 5곳은 패스. 애초에 안 보기도 했고 봤는데 감당이 안 되기도 했다. 이제 남은 몇 개 안 되는 곳에서 더 뒤져봐야 하는 상황이다. 진짜 웬만한 곳은 다 뒤져본 거 같은데도 또 지도 열어서 보면 갈 곳들이 그렇게 많기는 하다. 이제 서울 다 뒤져보고도 없으면 인천도 마저 더 뒤져볼 생각이다.
원하는 자리가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여러모로 압박이 가해지는 상황이다. 처음엔 수많은 조건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1층에 유동인구 있고 로스팅만 가능하다면 오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