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조금 안 되게 일한 곳에서 퇴사를 했다. 창업을 하기 위해서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니까, 조금 쉬고 싶기도 했고
언젠간 내 카페를 하기 위해서 퇴사를 해야 하는 시기가 올 텐데 그게 지금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퇴사를 했다. 생각보다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나는 내가 이 시점에는 이미 창업을 했을 거라고 계획을 세웠었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겨우 퇴사라니, 인생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거 같다. 그러나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른이 아닐까?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좀 마음이 편해지는 거 같다.
충분히 카페에서 일을 하면서 창업을 준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해보니까 그게 잘 안 되더라. 퇴근을 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자리를 알아보러 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하루면 3곳을 돌 수 있는데 일을 하면서 보면 한 곳도 제대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아침, 점심, 저녁에 유동인구를 보고 싶어도 일하면서 나는 볼 수 있는 건 고작 저녁 시간대 유동인구를 볼 수 있다. 다행인 건 이른 퇴근 시간 덕분에 그거라도 좀 봤다는 거 아닐까.
연차라도 있으면 괜찮은 자리가 있으면 연차라도 써서 볼 텐데 연차가 없으니까.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낭떠러지 권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극한의 고통과 두려움에 나를 밀어 넣어야 더 빠르게 움직인다. 나태해지지 않는 최고의 방법은 본인을 낭떠러지 앞에 놓는 것이다.
퇴사를 하면서 여기에 적을 수는 없지만 한 가지의 유혹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뿌리쳤다. 왜냐면 나태해질 거 같아서.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고 내 마음에 초초함과 불안함 그리고 조급함을 덜어낼 아주 좋은 것이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지금은 초초함과 불안함 그리고 조급함이 나의 원동력이 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신중하지 않거나 섣부른 행동을 하지 않는다. 태생이 그게 안 되기 때문에,
사실은 지금이 돈을 모으기 제일 좋은 시기라서 퇴사를 하는 게 맞는 건지는 모르겠다. 와이프의 수입은 점점 늘어가고 있고 나 또한 조금씩 늘어가는 상황이었으니까. 많이 벌고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지금부터 2년 정도 착실히 모은다면 아이가 생기는 시점에 괜찮은 아파트로 이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현재 모아둔 돈에 1년~2년 정도 모은다고 생각하면 매매까지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창업은 언제 하게 되는 것인가? 이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것도 있다. 돈이라는 게 결국 부족한 것이고 또 어떻게든 구하면 구해지는 게 돈이니까.
한 가지 내가 걱정하는 것은 특정 시점이다. 분명히 내가 모아둔 돈을 까먹으면서 월세와 재료비로 쓰고 있고 아이가 태어가서 목돈이 들어가는 시기가 있을 것이다. 이때를 잘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대비하는 게 가능한가? 단순히 돈이 있으면 해결이 되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말이 쉽지, 아무튼 적어도 6개월 안으로 내 인건비는 못 가져가도 매장을 돌리고 다음 달까지 유지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비용이 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기도 하고 지금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냐에 따라서 앞으로 내 상황이 크게 바뀔 거 같다.
돌아다니면서 느끼는 것은 정말 카페가 많다는 것이다. 저 수많은 카페들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남고 있는 것일까? 네이버 부동산을 보면 월세도 그렇게 저렴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본인 인건비는 못 챙긴다는 마인드로 일단 가게를 돌리고 있는 것일까?
돌아다니면서 드는 생각은 다음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이다. 이제 카페는 로스팅과 디저트는 기본으로 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원두 납품까지 한다면 베스트겠다. 혹여나 원두 납품을 하지는 못하더라도 문의가 들어온다면 바로 할 수 있게끔 갖춰야 하기는 한다. 그리고 디저트도 마찬가지다. 선물 세트가 나가지는 않아도 문의가 들어오면 바로 나갈 수 있게끔 준비는 되어있어야 한다. 커피를 교육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문의가 들어오면 언제든지 바로 교육할 수 있는 커리큘럼이 있어야 한다. 가끔 보면 이 모든 것을 다 하고 있는 카페가 있다. 그럼 그 카페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이 카페의 다음 스텝은 무엇인가이다. 분명히 다음을 준비하고 있을 텐데 그다음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단순히 영역을 확장하는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무언가를 도전하는 것인지.
브런치에 글을 또 언제 쓸지는 모르겠다. 카페 창업에 관련해서 몇 가지 더 쓸 게 남아있는 한데,, 아마 창업을 하면 창업 관련된 이야기를 더 쓰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는 어떻게 보면 준비 과정에 대한 글들을 썼다면 창업을 시작하게 되면 아마 보다 현실적인 실제적인 이야기를 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