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겨울에 퇴사하지 말 것
누군가 창업을 하기 위해 퇴사를 한다면 그 계절이 겨울이라면 무조건 말리는 걸 권한다. 심지어 그 사람이 자리도 알아보지 않은 상태라면 더더욱이나 말이다. 그게 바로 나다.
일단 겨울에 자리를 알아보러 다니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다. 여름도 마찬가지다. 현실적으로 보면 봄에 알아봐서 여름이 되기 전에 열어서 여름에 바짝 벌어서 겨울을 나는 걸 권한다. 알고 있었는데 도대체 나는 뭐에 홀려서 11월에 퇴사를 한 것일까?
겨울에 자리를 알아보러 걸어 다니는 게 진짜 너무나도 힘들다. 영하 10도가 넘어가도 나가서 2시간 이상 돌아다닌다. 어쩔 수 없다. 그런데 겨울의 장점이라면 그만큼 사람들이 알아보지 않고 부동산에 오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동산 사장님들의 친절함을 느낄 수 있다. 기분 탓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겨울에 설령 좋은 자리가 있다 한들 공사를 할 때 눈이 오거나 비가 오거나 강추위는 쥐약이다. 그리고 오픈을 해도 겨울에 보통 손님들이 돌아다니지 않기 때문에, 자세한 건 겨울은 카페의 무덤이라는 지난 나의 브런치 글을 확인해 보면 좋을 거 같다.
여러모로 겨울은 힘든 시기이다. 찬바람을 뚫고 다니기도 힘들고 마음도 춥다. 또한 가을이나 봄에는 적당한 날씨 덕분에 자전거를 타고 기동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겨울은 그냥 걸어도 추운데 자전거는 꿈도 꿀 수 없다. 차라리 더운 여름이 난 거 같다. 자전거라도 타거나 저녁에 돌아다니면 그나마 다닐 만 한데 겨울은 낮에 해가 중천에 떠있어도 춥다. 아무리 꽁꽁 싸매도 바람이 사이사이로 들어와서 시리다.
요즘 들어 한 템포만 참았다가 나올 걸 그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또 생각해 보면 한 달이 두 달이 되고 두 달이 세 달이 되니까,라고 위로하고 있다.
그리고 느낀 건 데 시간이 지날수록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으며 권리금은 그래도 자리를 알아봤던 시점에 비하면 많이 내려갔으며 월세도 어느 정도는 내려온 거 같다. 이건 길게 장사를 하려고 하는 내 입장에서는 호재 아닌 호재라고 볼 수 있겠다. 당장이라도 어디든 들어가서 시작하고 싶지만 마음이 앞서지 막상 준비된 건 없으니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퇴사를 했냐고 물어본다면 그냥 그럴 시기라고 봤다. 발전 없이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 모두가 그렇게 살아가고 있지만 내가 일반 회사원이었다면 퇴사 생각은 하지도 않았을 거라고 본다. 발전이 없는 곳에서 일하는 건 죽기보다 싫으니까.
아무튼 봄에는 내 매장을 열고 싶다. 그게 어디든 어떤 규모이든 어떤 형태이든 그냥 시작이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