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사장 마음대로 하지 말 것
51. 사장 마음대로 하지 말 것
내 공간에서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생각해 보면 사장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없다. 그건 건물주나 그렇게 하는 거지, 무조건 손님 입장에서 생각해서 모든 걸 꾸며야 한다. 동선부터 시작해서 음료와 디저트 그리고 카페의 분위기와 가구들까지. 나의 취향과 나의 입맛으로 할 수는 있지만 그 취향과 입맛이 대중적이라면 모르겠는데 그게 아니라면 대중을 따라가는 것이 살아남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카페를 한다는 건 내 공간이 생간 다는 것이지만 동시에 내 공간을 누군가에게 내어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누군가가 없으면 내 공간을 유지할 수 없다. 굉장히 모순적인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현실이 그렇다. 내 것이지만 내 것이 아닌 공간이라고 해야 할까?
사업적인 관점에 있어서 공간을 불특정 다수에게 팔아야 하기 때문에 내 입맛대로 할 수는 없다. 특히나 특정된 집단이 있어도 절대적 다수가 와야 사업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마냥 내 입맛대로 무언가를 하기란 쉽지 않다. 정말 내 마음대로 하고 싶다면 사장인 내가 브랜드여야 하고 독특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손님들을 꾸준히 올 수 있게 만드는 무언가라면 그 공간은 어떤 형태여도 어떤 걸 팔아도 절대적으로 상관이 없다. 그러나 그런 사람도 상권은 분명히 보고 들어갔을 거라고 생각이 든다
여기서 상권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는 없다. 가령 편안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의 카페를 하고 싶다면 오피스 상권과 관광지 상권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여기는 속도가 생명이고 서비스와 절대적으로 시간을 엄수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편안함과 여유로움은 존재할 수 없다. 물론 그렇게 할 수는 있겠지만 머지않아 폐업을 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어렵게 생각할 게 없다. 사장이 팔고 싶은 걸 파는 게 아니라 손님이 원하는 걸 팔아야 한다. 물론 손님이 원한다고 다 팔 수는 없지만 다수의 손님들이 요구를 하거나 보통의 카페가 판매하고 있는 것들은 웬만하면 파는 게 맞다고 본다.
내가 일했던 곳으로 예를 들자면 이 카페는 ‘카라멜 마끼아토’를 판매하지 않았다. 당시 사장님은 찾는 손님은 있지만 ‘바닐라 라떼’ 또는 ‘카페 모카’로 대체하면 된다고 하셨고 실제로 손님들도 카라멜 마키아토가 아니면 안 마시는 손님은 없었다. 달달한 커피를 마시고 싶으신 거고 그게 카라멜 마키아토였을 뿐이다. 그렇다면 비슷한 메뉴를 굳이 여러 개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메뉴가 많으면 좋을 거 같지만 오히려 선택이 어려워지고 평소에 마시던 아니면 제일 무난한 걸 주문하게 되어버린다.
공간 디자인도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지만 거기에도 한계는 있다고 본다. 만약 내가 추구하는 공간이 평범하지 않고 특정 컨셉이 있다면 손님이 두 번 이상 방문하기는 조금 어렵다고 본다. 차라리 무난하지만 익숙하지만 포인트가 되는 부분이 있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깨질 거라고 본다. 그 누구보다 내가 제일 오래 있는 공간이지만 내 마음대로 할 수 없고 내가 제일 불편하다. 준비해야 하는 재료들 또한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개인 카페를 하기로 했다면 숙명이니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프랜차이즈를 하는 게 맞으니까. 개인 카페는 사장이 불편하고 힘들수록 장사가 잘 된다. 그리고 더 어필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사장이 힘들다는 건 그만큼 퀄리티를 신경 쓴다는 이야기니까.
결론은 사장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가게의 이름 정도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