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외부 음식과의 전쟁
21. 외부음식과의 전쟁
외부음식과의 전쟁이라고 하니 거창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장 입장에서는 꽤나 골칫거리다. 애물단지라고 해야 할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만드는 게 바로 외부음식이다.
어찌 보면 1인 1 메뉴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을 거 같다. 이젠 그래도 1인 1 메뉴가 대부분 정착이 되어서 1인 1 메뉴가 굳이 쓰여있지 않더라도 많은 손님들이 물어보곤 한다. 그리고 먹기 싫어도 예의상 시켜놓거나 가장 저렴한 음료를 주문을 하기도 한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말했듯이 1인 1 메뉴에 디저트는 미포함이라는 건 나는 이해는 안 된다. 내가 사장이 된다면 생각이 바뀔 수는 있겠으나 아직까지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아무튼, 1인 1 메뉴에 비해 외부음식은 아직 정착을 제대로 하지 못 한 거 같다.
지난 금요일에 한가롭게 동네 카페에 갔는데 아주 자연스럽게 옥수수를 먹고 있는 4명의 손님을 봤다. 당연히 음료는 각 1잔씩 주문을 했다. 이게 나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카페에서 옥수수를 먹을 수 있을까? 먹고 남은 옥수수는 과연 다시 가지고 갈까? 아니면 카페에 반납할까? 실제로 전에 일하던 매장에서 옥수수를 먹는 걸 봤다. 당시 매장에선 외부음식 반입금지라는 건 없었고 딱히 제재하지는 않았으나 적어도 옥수수 먹고 남은 건 가지고 가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그걸 커피 잔에 넣어서 반납하는 건 대체 무슨 생각일까? 사람들은 도대체 카페를 어떤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가 외식을 할 때 집에서 밥이랑 반찬을 싸서 가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음식점에 있는 반찬을 싸오면 싸왔지 집에 있는 반찬을 음식점에 싸서 가지는 않는다. 근데 도대체 왜 카페에서는 그런 걸까?
버젓이 매장에서도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는데 굳이 다른 매장에서 사 온 빵이랑 케이크를 먹는 그 심보는 뭘까? 당당하게 접시와 포크를 요구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쓰레기는 덤이다.
그렇다고 이런 사람들에게 외부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면 오히려 화를 낸다. 쩨쩨하게 이거 하나 못 먹게 하냐며, 장사 어떻게 할 거냐부터 시작해서 단골이 어쩌고저쩌고, 내 상식선에서는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
물론 음식점과 카페를 같은 선상에 두고서 생각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외부음식을 먹을 거면 그 매장에 있는 디저트도 좀 먹고 외부음식을 먹는 게 그나마 손님으로써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재미있는 점은 외부음식 반입을 허용하는 카페가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전략이라고 본다. 주변에 카페가 많으니 살아남기 위해 일종의 이벤트 아닌 이벤트겠다. 외부음식 환영이라고 크게 적혀있는 걸 보고, 충분히 그럴 수는 있겠다 싶더라. 근데 막상 저렇게 적혀있으면 외부음식을 딱히 먹기 어려운 거 같다. 이게 사람 심리가 참 웃긴 거 같다. 하라고 하면 안 하고 하지 말라고 하면 하는, 청개구리 같은 그런?
아무튼, 나는 그 카페에서 외부음식을 먹는 사람을 본 적은 없다. 아마 외부음식을 허용해서라도 손님을 받고 싶은 사장님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그만큼 카페 운영이 어려웠던 걸까? 아니면 학생들을 위한 배려였을까?
보면 오피스 상권은 외부음식 반입과의 전쟁이 좀 덜한 거 같다. 근데 가족 단위가 많이 오는 관광지에 있는 카페는 참 어렵다. 일단 애들은 보통 집에서 마시는 게 있으니 당연히 일단 그거 마시고, 좀 큰 애들이 와야 음료를 주문하지, 그것도 대게 2~3인에 1 메뉴니까. 그나마 시켜서 다행이지. 그게 아니고선 보통 집에서 가지고 온 음료를 마시곤 한다. 그리고 당연히 간식도 챙겨 와서 먹고. 근데 또 가족단위로 오면 대게 손이 크다. 그래서 외부음식을 감안했을 때 가족 단위의 손님은 의외로 괜찮기도 하다. 다만 좀 쓰레기가 많이 나올 뿐.
참 어렵다. 외부음식 반입을 금지하자니 좀 쪼잔해 보이기도 하고, 허용하자니 이건 또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상권에 따라서 좀 갈리겠지만, 기본적으로 금지하는 건 맞는데, 굳이 테이블에 가서 금지라고 말하는 건 또 손님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 기분이 나쁘면 안 되는데 나쁘다. 그러니 적당히 무엇을 먹는지 보고서 얘기를 해야 한다. 가장 어려운 결론이 났지만 그렇다. 어쩔 수 없다. 그리고 먹지 말라고 말해도 굳이 먹는 사람이 있다. 포인트는 손님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잘 이야기할 것인가. 이게 포인트가 아닐까. 그리고 협조하지 않는 손님을 어떻게 하면 협조하게 만들지 또한. 어렵지만 현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