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창업할 수 있을까?_카페 사장이라는 로망

22. 카페 사장이라는 로망

by 호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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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카페 사장이라는 로망


나는 카페 사장이라는 로망은 없다. 여기서 로망이라 함은 작은 카페 하나 소소하게 운영하면서 손님들과 시간 보내고 내 시간도 갖고, 출-퇴근도 자유롭게 하고 쉬고 싶은 날 쉴 수 있는. 이게 바로 작은 카페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쉽게 가질 수 있는 로망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지금도 여전히 카페에 가면 쉽게 들을 수 있는 말들 중 하나는 "나도 카페나 할까?"라는 말이다. 아님 작은 규모의 카페에 가면 "나도 이런 카페 하나 하고 싶다." 정도? 생각보다 쉽게 들을 수 있다.


바에서 일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생각보다 바리스타가 하는 일이 적지 않으며 더군다나 소규모 카페에서 혼자 일을 해야 하는 매장 같은 경우 신경 써야 할 것들이 태산이다. 하지만 그걸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카페 사장만큼 편해 보이는 게 없다. 손님이 없을 땐 편하게 앉아서 쉬고 손님이 들어와도 커피 내리는 게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으니까. 아무래도 쉽게 생각하는 게 아닐까? 내부 사정을 모르니 당연히 쉽게 생각하는 게 맞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백날 듣고 봐 봤자 한 번 해보는 것만 못하다.


나도 카페에서 일을 해보니 바 밖에서 보는 것과는 완전 다른 세계였다. 그저 편해 보였던 그들이었는데 막상 내가 그들이 되니 이만큼 쉽지 않은 일도 없는 거 같다. 물론 상권에 따라서 일을 강도와 난이도가 나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버튼 몇 개 누르고 앉아서 시간 보내다 오는 건 아니었다는 것.

무엇이든 해보기 전까진 쉽게 판단할 수 없다. 이전 직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결국 직접 일을 해보더니 보는 것과 달랐다며 그제야 직원들의 고생을 인정해주었다. 그게 진심이든 진심이 아니든 직접 해보았으니 대충은 알았겠지.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카페 창업에 관심이 있다면 무조건 일을 해보기를 권한다. 세상에 카페에서 일 안 해보고 창업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냐만, 적어도 1년은 해보고 네 개의 계절을 다 겪어보는 게 나를 위해서 좋다. 직접 일을 해보고도 로망이 남아있거나 천직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땐 창업을 알아봐도 괜찮다고 본다. 카페 사장에 대한 로망은 어쩌면 내가 손님의 입장에서 볼 때만 존재하는 게 아닐까? 내가 사장이 되고서도 그 로망이 존재한다면 아마 내가 갖고 있는 로망과 당신이 갖고 있는 로망은 조금 다를 거 같다.


이 일을 하면 할수록, 커피에 대해 공부하면 할수록 로망은 점점 더 사라져 간다.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희미하게 존재하던 것 마저도 사라지고 있다. 그만큼 치열한 곳이다. 여유롭게, 느긋하게 할 수 있는 건 아닌 거 같다.

치킨집보다 카페가 더 많은 상황에 여전히 카페 사장에 대해, 카페에 대해 로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로망이 있다면 조건이 있다. 건물이 내 것이거나 아니면 취미로 하거나. 둘 중 하나만 충족해도 충분히 카페에 대한 로망을 가질 수는 있을 거 같다.


로망은 로망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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