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유행에만 집착하는 당신
28. 유행에만 집착하는 당신
여기서 유행이란 트렌드를 이야기한다. 요즘 커피 업계의 큰 흐름이 무엇인지, 유명한 카페들이 밀고 있는 시그니쳐 음료들과 디저트는 무엇인지. 이것들을 유행이라고 할 수 있다. 유명한 카페들은 유행에 큰 관심이 없다. 왜냐면 유행이라는 걸 그들이 만들어내는 것이며 오히려 유행에 역행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개인 카페들은 유행을 선도하기보다 유행을 따라가기에 급급하다. 그렇다면 요즘 유행하는 카페는 무엇을 팔고 있을까?
음료 쪽에선 여전히 크림이 올라간 커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언제부터 시작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꽤나 오랫동안 이 흐름이 유지가 되고 있다. 어느 카페를 가든 시그니쳐 메뉴가 있으면 열에 아홉은 크림이 올라가 있다. 큰 틀에서 보자면 <에스프레소+우유+시럽+크림> 이런 식이다. 어떻게 보면 아인슈페너가 좀 더 발전을 한 거라고 볼 수 있으며 대충 말하자면 라떼에 크림 올린 음료다. 물론 여기엔 수많은 그들만의 비법들이 존재한다. 어떤 시럽을 사용하고 어떤 우유를 사용하며 크림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등 수많은 노력 끝에 시그니쳐 메뉴를 내놓는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자면 크림이 올라간 라떼. 딱 이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이제는 시그니쳐 메뉴가 아니어도 크림이 올라간 메뉴는 기본으로 깔고 가는 거 같다. 에스프레소는 안 팔아도 크림이 올라간 메뉴는 팔고 있다. 이게 참 모순이라는 생각이 든다.
디저트의 유행은 돌고 돈다. 그렇기에 자신이 자신 있는 그리고 카페에서 파는 음료와 조화로운 걸 선택하는 게 좋다. 한땐 에그타르트가 유행을 했고 다음엔 스콘이 유행을 했고 휘낭시에와 마들렌이 유행을 했으며 너도나도 크로플을 팔기 시작을 했다. 하지만 이젠 모든 걸 다 팔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디저트의 유행에 신경을 곤두 세울 건 없다. 중요한 건 내가 파는 음료들과의 조화이니까.
그렇다면 카페를 창업했으니 유행을 어쩔 수 없이 따라는 가야 할 텐데, 왜냐면 크림이 올라간 커피가 소비자에게 매력적이지 않았다면 진작에 다른 음료가 유행을 했을 텐데 그게 아니기 때문에. 나도 어쩔 수 없이 그 유행에 편승을 해야 한다. 어차피 편승을 해야 한다면 보다 똑똑하게 유행에 올라타자. 크림이 올라간 커피를 시그니쳐로 내세우기보다 메뉴 중 하나 정도로만 가지고 가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이 유행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내가 유행을 주도하는 입장이 아니라면 굳이 시그니쳐 메뉴로 내세울 건 없다. 정말 심혈을 기울여서 내가 만들어낸 게 아니라면 그저 유행을 따라가기 위함이라면 딱 그 정도만 해도 되지 않을까?
이제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거 같다. 그래서인지 요즘 카페들을 보면 블랜더를 사용하는 메뉴를 판매하지 않는 곳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거 같다. 보다 커피에 집중하기 위해 다양한 커피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다. 이젠 원두 선택은 너무나도 당연한 게 되었으며 핸드드립을 안 하는 매장을 찾기도 조금씩 어려워지고 있다. 상권 특성상 하지 않는 곳을 제외한다면 드립 커피를 판매하는 매장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글에서도 얘기했지만 점점 카페들의 초대의 카페 모습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게 아닐까? 결국 카페란 사교의 장이며 커피를 마시기 위한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었으니, 어떠한 형태로 사교의 장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메인은 커피이기에, 보다 커피를 즐기고 아는 사람들을 위한 카페들이 늘어날 거 같다.
결국 유행을 따라가기 급급하다면 살아남기 어렵다. 유행을 적당히 따라가되 본인의 카페가 지향하는 게 확실해야 한다. 컨셉 자체가 유행을 따라서 매달 또는 분기마다 컨셉을 바꾸는 컨셉이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유행은 내가 파악만 하고 적당히 활용 정도로 끝내야 한다. 유행이라는 건 일회성이다. 결국 유행 때문에 카페를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재방문을 기대하기란 어렵기 때문에. 유행으로 손님이 유입이 되었다면 그 이상을 보여줘야 그 손님이 다시 찾아온다. 유행만을 따라가기보다 카페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한 거 같다.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유행이 아닌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결국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행을 좇는 게 잘못된 건 아니다. 유행만 좇는 게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래고 늘 손님에게 그다음을 제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