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창업할 수 있을까?_절대 지켜야 할 수칙들(배달)

by 호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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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절대 지켜야 할 수칙들(배달)


절대 지켜야 할 수칙들 시리즈 마지막인 배달편이다. 카페에서 배달이란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카페에서 배달을 하는 것이 이렇게까지 활성화가 되었을까 싶다. 카페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닌 거 같다. 배달이라는 문화가 짧은 시간 내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코로나 때문이 아닐까? 코로나가 창궐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카페에서 배달은 필수가 되었다. 왜냐면 할 수 있는 게 배달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전처럼 배달이 필수는 아닌데 이미 우리가 배달이라는 문화에 적응해버렸기 때문에 대부분의 카페는 배달을 하고 있다.


배달이라는 건 참 어렵다. 배달 중에 일어나는 사고에 대해서 소비자는 배달 대행사가 아닌 카페에 항의를 하고 리뷰를 남긴다. 애초에 메뉴가 잘못 만들어져 간 게 아니라면, 배달 지연이라든지 또는 배달 지연으로 인해 얼음이 녹거나 음료가 식으면 대게 그 불만이 카페로 향하기 마련이다. 아무리 카페가 잘해도 방법이 없다. 지금은 모르겠는데 전에는 배달하는 사람이 4~5곳에 들려서 음식을 픽업해서 고객에게 가져다주는 방식이었으니 당연히 음료가 식거나 녹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모순되는 것은 손님과 카페는 배달 비용을 1/n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돈은 돈대로 냈지만 그에 합당한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것? 이거야 이야기하면 끝이 없을 것이다. 각자의 사정이라는 게 있으니까. 아무튼, 그래서 어떻게 하면 최대한 음료가 멀쩡하게 고객에게 갈 수 있을지 굉장한 연구가 필요하다.


한 프랜차이즈에서는 아이스 메뉴를 주문하면 얼음컵을 제공하고 음료를 팩에 담아서 보내준다. 그럼 얼음이 조금은 녹을 수는 있지만 음료의 농도가 연해지지는 않으니까. 이건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가 아닐까 싶다. 다만 스무디 같이 얼음을 갈아서 만든 음료는 최대한 빨리 가는 방법 말고는 답이 없다. 찬 음료야 좀 녹아도 괜찮지만 뜨거운 음료는 식으면 그 맛이 크게 반감이 되는 거 같다. 디저트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핫팩을 사용해서 온도를 보존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대부분의 손님들은 배달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지 않는다는 점이다. 배달이라는 것 자체를 어느 정도 감안하고 음료를 받는 거 같다. 나도 마찬가지다. 배달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 퀄리티가 낮게 와도 충분히 이해를 한다. 배달이라는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에서 최악은 일회용품을 보내지 않을 때다. 메뉴를 잘못 만들어서 보내는 것도 최악이긴 하지만 이건 어떻게든 손님과 협의를 하면 되는데 빨대나 포크를 누락하는 경우엔 정말 최악이다. 그렇기 때문에 꼼꼼하게 확인할 자신이 없으면 배달은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배달을 하고 싶다면 바쁜 시간대에는 배달을 막아두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홀 손님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배달은 하나라도 누락이 되거나 메뉴가 잘못 나가는 순간 손해다. 그러니까 배달을 할지 말지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며 배달을 하고 있다면 두 번 세 번 체크를 하자. 차라리 1~2분 늦게 배달되는 게 낫다.


전에 한번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스무디 음료를 배달해서 먹은 적이 있는데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서비스로 한잔이 더 왔다. 당연히 고맙지만 나는 그 매장이 걱정이 되었다. 아마 첫 주문이라서 서비스로 보내주신 게 아닌가 싶은데 하필이면 저가 프랜차이즈여서 양도 많았고 다 먹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다음에 거기에 주문하지는 않았다. 혹여나 또 올까 봐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내가 다 못 마시는 게 아까운 것도 있지만 사장님이 이렇게 팔면 남지 않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이것도 배달 서비스 중 하나겠지. 일정 금액 이상을 사면 서비스를 넣어주거나 아니면 사이즈를 무료로 업그레이드해주거나. 다만 이러한 서비스는 지속 가능해야 한다. 지속 가능할 수 없다면 애초에 시작하지 않는 게 좋다. 처음엔 손님들은 서비스라고 생각하지만 나중에는 당연하다고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볼 때 배달에서 서비스를 주는 건 계산기를 두들겨봐야 알겠지만 좋은 건 아닌 거 같다. 단골이라면 알아서 챙겨주는 건 좋지만 그게 아니라면 서비스를 챙겨주기보다는 퀄리티를 유지하고 높이는 게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 다만 메모지에 짧게라도 인사말이든 뭐라도 적어서 보내면 괜찮은 거 같다. 사실 제일 중요한 건 신속 정확이다. 그리고 음료가 새지 않게 포장을 잘해서 보내는 것. 이것만 지키면 배달은 성공이라고 볼 수 있다. 배달을 시키는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게 빠르고 정확하게 오는 거니까. 서비스가 있든 없든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 서비스는 말 그대로 서비스니까. 서비스가 아무리 많고 좋아도 본품이 별로면 다음에 시키지 않기 때문에 굳이 서비스에 신경 쓸 필요는 없다. 혹시나 단체가 들어오면 서비스를 조금 주는 건 전략이기 때문에 한번 고려해보자. 그리고 서비스를 제공할 땐 꼭 서비스임을 명시하는 걸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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