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방탄소년단에게 배워야 할 것

by 카이기경

한국의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19일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 초청받아, 한국 가수 최초로 공연을 펼쳤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는 현재 가장 영향력 있고, 상징적인 아티스트를 선정하는 시상식으로 빌보드 뮤직 어워드, 그래미 뮤직 어워드와 함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힌다. 세계적인 음악 시상식에서 어찌 보면 변방으로 분류될 수 있는 한국의 아이돌 그룹이 정식 초청을 받아 공연을 펼친 것은 한국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과 같은 아이돌 그룹을 수없이 생산하는 일본과 중국의 시각에서도 역사적인 사건이다.


방탄소년단의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공연 소식은 방탄소년단을 알지 못했던 수많은 사람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현장에 직접 참석했던 많은 사람이 한 치의 오차도 찾을 수 없는 완벽한 안무와 다양한 국적과 인종으로 구성된 방탄소년단의 공식 팬클럽 ‘아미’의 함성에 매료되었던 특별한 경험을 SNS를 통해 공유하며 방탄소년단의 가치를 전 세계로 전파했다.


방탄소년단은 2013년 6월부터 방시혁 대표이사가 이끄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정식활동을 시작한 7인조 남성 그룹이다. 활동 기간이 이제 5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수많은 팬을 확보하며, 2016년 미국 빌보드 차트 26위로 한국 아이돌 중 최고 기록을 세우고, 한국 가수 최초로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에 진입(62위)했으며, 미국의 주간지 ‘피플지’는 방탄소년단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보이 그룹’이라고 소개하기에 이르렀다.


아이돌 그룹은 국내에서만 한 해 수십 개가 생겨날 정도로 많다. 이전에 이미 결성한 그룹들까지 포함한다면 지난 10년간 활동을 시작했던 아이돌 그룹의 수는 족히 수백 단위가 넘어갈 것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아이돌 그룹 중 유독 방탄소년단이 한국 음악 역사를 새롭게 쓸 정도로 돋보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요계 관계자들은 방탄소년단의 성공비결이 빈틈없는 퍼포먼스와 중독성 강한 음악 등 해외 팬이 선호하는 K팝의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갖춘 것과 SNS를 통해 멤버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내며 팬들과의 소통에 중점을 둔 마케팅 전략이라 평가한다.


하지만 빈틈없는 퍼포먼스와 중독성 강한 음악 그리고 SNS를 통한 마케팅 전략은 이미 한국 아이돌 그룹이라면 기획사의 철저한 육성계획을 통해 대부분 갖추고 있는 요소들이다. 방탄소년단의 진짜 성공비결은 지난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방탄소년단의 단독 콘서트에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방시혁 대표이사가 한 말에서 찾을 수 있다. 방시혁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아티스트라는 게 누군가가 창조해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자주적인 성장형 아이돌 그룹을 추구하는 본인의 기획 철학을 설파했다.


방시혁 대표는 방탄소년단을 기획 의도에 맞게 가르치지 않는다. 그는 팀의 가치를 알고 팬을 소중히 생각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조언은 하지만, 무언가를 보완하라고 충고하지 않는다. 그는 기획된 그룹을 만들기보다, 그룹 멤버들 개개인의 성장, 고민, 행복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며, 그들의 생각과 개성을 존중한다. 방탄소년단의 멤버들은 그들 개인이 가장 하고 싶어 하는 음악을 하고, 정체성을 스스로 확립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부족한 점을 자발적으로 보완하고, 멤버들 서로가 서로에게 아낌없는 충고와 조언을 나눈다.


기업의 인재육성 정책도 예측할 수 없는 세상의 변화에 최적화하기 위해, 방탄소년단이 소속사의 기획 의도 없이 자발적으로 자신을 발전시켜 큰 성공을 거둔 사례를 활용해야 할지 모른다. 현재는 많은 기업이 ‘인재’를 평가하는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만약 직원들이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부합되는 수준에 이르기까지 정해진 교육과정을 이수토록 하거나 개발이 필요한 영역을 지정하여 자격취득이나 일정이상의 시험점수 획득 등의 목표를 설정한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에는, 현재 기업이 가진 인재평가 요소가 앞으로의 사업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불필요한 것이 될 수 있다. 이제 기업은 인재에 대한 평가 기준과 육성정책을 현재 상태에 고정하기보다, 직원 개개인의 잠재력을 인정하고, 그들이 자발적으로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자신을 끊임없이 개발할 수 있도록 동력을 찾아주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비로소 현실이 되었을 때, 기업이 그 시점에 맞는 새로운 인재를 찾는데 자원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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