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무명작가는 '회색토끼 작가님'입니다.
국민의 삶을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버팀목, 그 이름 '공무원'
특히 교육행정이라는 최전선에 선다는 것은 매일같이 쏟아지는 민원과 복잡한 절차의 파도를 헤쳐 나가야 하는 일입니다. 작은 말 한마디에도 상처받고, 밤늦도록 쌓이는 서류에 눌리면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켜야 하는 하루. 회색토끼 작가님의 글은 바로 그 치열한 현장을 살아내는 한 여성 공무원의 진솔한 기록으로 시작됩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직장의 풍경을 넘어, 삶의 전환점을 향해 나아갑니다. 예기치 않게 시작된 임신과 출산의 여정은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완전히 흔들어 놓습니다. 누군가는 축복이라 말하지만, 실상은 낯설고 고단한 변화의 연속. 저자는 그 길 위에서 자신에게 끊임없이 묻습니다.
"나는 어디쯤 서 있는 사람일까. 나는 여전히 공무원일 수 있을까, 아니면 이제 엄마로서의 길을 걸어야 할까."
이 질문에 답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흔들리고, 부딪히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써 내려간 문장은 단순한 일기나 고백이 아니라, 일과 가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서사로 확장됩니다. 그렇기에 이 글은 공무원이라는 직업의 민낯을 궁금해하는 이들에게도, 그리고 '엄마'라는 새로운 이름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 이들에게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절제된 문장 속에서 묻어나는 힘은 오래도록 독자의 마음에 남습니다. 특히 최근 공모전을 준비하며 한층 더 차분해지고 단단해진 문체는, 작가가 겪어 온 삶의 무게와 그것을 글로 녹여내는 내공을 잘 보여줍니다.
조용히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나의 이야기처럼 가슴을 건드리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래서 이 에세이는 단순히 한 공무원의 기록을 넘어, 자기 자리를 묵묵히 지켜내려는 모든 이에게, 그리고 낯선 변화를 두려움 속에서도 껴안아야 하는 이들에게 따뜻하고도 강한 위로가 되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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