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빛을 따라: 오늘의 무명작가, 해이 작가님

by 호주아재

오늘 소개할 무명작가는 '해이' 작가님입니다.

《여름에는 아이스크림을 먹어야만 해》의 출간 작가로 그녀의 글의 세계는 소설과 에세이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빛과 그림자, 해와 달, 구름, 그리고 사람의 온기까지 차분히 담아냅니다.

해이 작가의 글을 읽다 보면, 어느새 일상에 찌들어 굳게 닫혀 있던 마음이 서서히 풀립니다.
팔라우 여행길에서 만난 바다와 하늘, 마치 비행하듯 유영하던 만타가오리처럼, 오래전 잊고 지냈던 기억의 파편들이 천천히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 기억들은 조심스럽게 마음의 문을 열어, 다시 한번 자유를 허락합니다.

그녀의 작품 세계는 매우 다층적입니다.
무속신앙과 빙의, 인간의 심리와 감정이 촘촘히 얽히며 전개되는 미스터리•공포•호러 소설은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고, 등골을 서늘하게 합니다.

달동네 끝자락, '햇님'이라는 이름의 트럭에서 토스트와 떡볶이를 팔며 꿈과 희망, 그리고 온기를 나누는 이야기는 묘하게 마음을 붙잡습니다.
또 조그맣고 답답한 고시원이라는 비좁은 공간 안에서,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인간들의 감춰지지 않는 눈물과 부딪힘을 담아낸 옴니버스 단편소설까지...
그 모든 글에는 공통적으로 '사람 냄새'가 흐릅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그녀가 그려내는 어린 시절의 풍경입니다.
머리를 스치던 시골 바람, 코끝에 닿던 풀냄새, 오솔길을 따라 걷다 뒷산에서 개암을 따먹던 하루.
계곡에서 가재를 잡고 물장난을 치던 부모님과 삼 남매의 여름, 청군과 백군으로 나뉘어 체력이 바닥날 때까지 응원하던 시골학교 운동회, 불량식품을 나눠 먹고, 소풍날 분홍 소시지가 들어간 김밥을 함께 나누던 학창 시절의 친구들까지...

이토록 정겹고 따뜻한 옛 시골 풍경을 이렇게 생생하게 그려내는 작가가, 브런치 안에 과연 몇이나 될까요.
예전의 정 넘치던 풍경으로 잠시 돌아가고 싶은 분들께, 해이 작가의 글은 더없이 좋은 쉼터가 되어줍니다.

《필명으로 쓰는 찬가》라는 연작에서는 특별한 이벤트도 진행됩니다.
그녀의 글에 관심을 가져주고, 댓글을 한 번이라도 남겨준 작가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3행시 프로젝트.
웃음과 감동, 그리고 진심 어린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연재는 《글이 태어나는 순간》입니다.
브런치 작가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완성해 가는 릴레이 에세이로 한 명의 작가가 자신의 글과 세계관, 글을 쓰는 이유를 이야기하면, 그가 애정하는 또 다른 작가에게 바통이 이어집니다.
이렇게 질문과 대답이 쌓여 만들어지는 하나의 '글의 길라잡이'. 각자의 문장 속에 담긴 진심과 온도, 그리고 창작의 고백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글이 태어나는 순간'에 함께 서 있게 됩니다.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 남는 문장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성실히 쌓아가고 있는 작가.

오늘, 무명작가 '해이'의 글을 조심스럽게 권해봅니다.
아마 당신의 마음 어딘가에도, 잊고 있던 온기 하나를 남겨줄 것입니다.


https://brunch.co.kr/@haei-story


keyword
이전 26화무명의 빛을 따라: 오늘의 무명작가, 명랑처자 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