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때문에 요거트가 사라진 호주"

한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단백질에 집착하고 있었다.

by 호주아재

요즘 호주 슈퍼마켓 냉장고에서 종종 보이는 장면이 있다. 유제품 코너에서 그릭요거트 자리가 텅 비어 있는 것이다.

호주의 슈퍼마켓 냉장 코너에서 크릭요거트가 품절된 상태


한두 번의 일이 아니다. 특히 고단백 그릭요거트는 진열대가 비어 있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단순한 공급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유가 조금 흥미롭다.

틱톡에서 유행한 '요거트 치즈케이크' 레시피와 단백질 식단 열풍이 겹치면서 수요가 갑자기 폭발했다는 것이다.

그릭요거트와 크래커로 만든.치즈케이크

짧은 영상 하나가 사람들의 식탁을 바꾸고, 결국 슈퍼마켓의 재고까지 바꾸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그 장면을 보면서 나는 묘한 생각이 들었다. 이 풍경이 그렇게 낯설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한국에 가면 편의점 냉장고부터 분위기가 다르다. '고단백'이라는 단어가 마치 하나의 브랜드처럼 붙어 있다.

고단백 요거트, 단백질 음료, 닭가슴살 도시락, 프로틴 바. 심지어 아이스크림이나 빵에도 단백질 함량이 강조된다.

이 제품들은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만 찾는 음식이 아니다. 이제는 그냥 일상적인 식품이 되어버렸다. 편의점에서 간단한 식사를 고르듯 단백질 음료를 집어 드는 장면은 한국에서 흔한 풍경이다.

사람들은 농담처럼 이렇게 말한다.
"평생 다이어트 중이다."
웃으며 하는 말이지만, 그 말에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가 그대로 담겨 있다.

호주에서도 건강과 운동을 위해 단백질 식단을 찾는 사람들이 급격히 많아졌다. 하지만 한국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 호주에서 단백질 식단은 보통 피트니스나 건강 관리와 연결된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단백질 음료를 찾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한국에서는 그 이유가 조금 더 복잡하다.
외모 기준이 엄격하고, 체형에 대한 사회적 압박도 강하다.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의 몸매가 하나의 기준처럼 소비되면서 다이어트는 특정한 시기의 목표가 아니라 일종의 생활 상태가 된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다이어트 음식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음식 자체가 점점 다이어트 식단처럼 변해 간다.

저탄수, 저지방, 고단백.
이 세 가지 단어가 식품 시장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보면 호주의 그릭요거트 품절 소식은 어쩌면 조금 늦게 나타난 장면일지도 모른다. 한국에서는 이미 단백질을 중심으로 한 식품 시장이 크게 성장했고, 사람들의 식습관도 그 방향으로 많이 바뀌었다.

요즘 한국 편의점 냉장고를 보면 하나의 질문이 떠오른다. '우리는 정말 더 건강해지기 위해 이런 음식을 찾고 있는 걸까 아니면 더 날씬해 보이기 위해서일까.' 아마 그 사이 어딘가에 답이 있을 것이다.

나는 요리를 하는 사람이라 음식의 유행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음식은 결국 영양 성분표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맛과 즐거움, 그리고 함께 먹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하나의 식탁이 만들어진다.

단백질이 많다는 이유로 선택되는 음식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음식이 단순히 칼로리와 영양소의 계산으로만 소비되는 것은 조금 아쉽다. 음식은 사람의 삶을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드는 시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틱톡 영상 하나가 슈퍼마켓의 요거트를 사라지게 할 만큼 음식의 유행이 빠르게 바뀌는 시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 음식은 따로 있다. 사람들이 함께 앉아 웃으며 먹었던 음식들이다. 그런 음식은 유행이 지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