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나아가자
응애- 하고 태어나 눈물이 많은가 보다.
전생에 죄를 많이 지었다면
개돼지로 태어난다는 말이 있던데
오히려 사람으로 태어나 수많은 선택과 책임을 가지고 살아가지 않을까 싶다.
태생적으로 주어진 것들이 가지각색으로 다양하지만
과연 내가 가진 장점들이 뭔지 생각해 본다.
30년을 넘게 살아가면서 앞에 주어진 일들을
잘 해결하지도 못하고
그냥 그럭저럭 살아왔던 것 같다.
심지어 나이가 들 수록 꿈도,
하고자 하는 일도 사라지면서
열정이라는 단어는 사그라들고 말았다.
다시 어릴 적으로 돌아가 본다.
학창 시절 내가 잘했던 일이 뭔지
내가 즐거워했던 일이 뭔지
친구들과 동네를 뛰어다니며 놀던 일들
체육시간 달리기 시합에서 1등 도장을 받고
기뻐한 일들
양팔을 휘저으며 몸통 한가득 숨을 가득 채웠다 빼내며
바람을 가르며 내게 주어진 두 다리로
지면을 빵빵 차대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
달리기
그것이 나에게 가장 행복했던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다시 달려보았다.
어릴 적 내가 얼마나 뛰어다녔는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다시 뛰기로 마음을 먹었을 땐
1km도 제대로 뛸 수 없었다.
미친 듯 쿵쾅거리는 심장과
아무리 폐 속 가득 넣으려는 숨이 채워도 채워도
밑 빠진 독에 물이라도 부어대는 듯 채워지지 않았다.
5km라는 목표를 정해두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1km 달리고, 1km 걷고를 반복하며
겨우 목표를 채웠다.
그렇게 일주일 이주일이 지나고 나서
2km를 연달아 뛰기도 하고
결국 5km를 온전히 달리기로 완주하고 났을 땐
내 안에 사그라들었던 열정이 다시 피어올랐다.
하고자 하는 일이 없을 땐, 하고픈 일이 없을 땐
내가 좋아했던 일을 상기시키며
다시 열정이 넘쳤던 때로 돌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결국 난 2달 반 만에 10km 달리기 완주에 성공하였다.
성취감을 맛본다는 게 얼마만인지
우리는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을 잔다는 것
이런 사소한 반복된 생활에서도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텐데
항상 당연시 여기는 내 삶에 또 다른 성취감은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이렇게 나를 또 한단 쌓아 올렸다.
쌓아 올리지 못하고 내 맘속 깊은 곳 가라앉아 있는
나의 모든 것을 꺼내 올려야겠다.
쌓아간다는 것,
나를 앞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게 만드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