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스테이_02

숲 속 길 산책

by 호키포키


숲은 항상 무서웠다. 무서운 영화, 사건사고를 많이 보고 들은 탓도 있었지만 조용한 숲이 실은 많은 소리로 한데 뭉쳐있다는 것이 느껴질 때 숨이 조였다. 낯선 것들이 보이지 않은 곳에 잔뜩 숨어있을 것만 같았다. 숲은 내 마음속처럼 느껴졌다. 혼자 가기에는 두렵고, 친숙한 누군가와 함께 걸어야 안심하고 찬찬히 바라볼 수 있는 곳.


하지만 이 날은 그것과 상관없이 걸었다. 숙소가 멀어지고 나무에 가려 길이 점차 어둑해지는 것도 잠시 잊어버린 채 계속 걸었다. 점점 혼자가 되는 기분이 좋았다. 음악을 들으며 내려오는 하산객과 마주치고 나서야 내가 숲에 있다는 걸 떠올렸다. 그러자 무서워졌다. 혼자 있기 위해 온 곳에도 누군가와는 결국 마주 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