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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고 Jan 01. 2022

쉬지 않는 한 해가 되기를

지난 해는 망했다

2022년 1월 1일 첫 사진이 설거지 사진이라닛.. 오늘 아침 가장 먼저 일어나 한 일은 2021년에 미뤄둔 설거지하기였다. 

나는 어쨌든 마음 속 이야기를 어떻게든 풀어내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 타입이다. 그래서 네이버 블로그, 티스토리, 심지어는 구글 블로그까지 운영해왔다. 운영이라는 이름은 너무 거창하고 남들에게 보여지는 정보를 쓰고 싶을 때는 블로그에, 정말 속이 상하는 일이 있을 때는 혼자 보려고 구글 블로그에 글을 남기곤 했다. 


브런치도 구글 블로그처럼 마음 속에 담아둔 이야기를 쓰고 싶을 때 기록하려고 시작한 도화지다. 다만 너무 중구난방의 문장을 적고싶지 않아서, 조금은 정돈된 마음을 표현하려고 시작했다. 하지만 울적하고 슬픈 마음을 정돈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누군가가 글을 본다는 것만으로 글을 재정비하고 아무런 글을 써서는 안된다는 스스로의 감옥에 은근한 피로감을 느꼈다. 


6월, 바보같은 나에게 실망하는 일이 생겼고 이를 극복하기에는 나태함과 게으름이 제격이었다. 나는 나를 놔버렸다. 시간이 흘러가는대로 내버려뒀다. 물건을 사지 않겠다는 마음도, 아무거나 먹어서 내 몸을 채우지 않겠다는 마음도 실패로 돌아갔다. 그런 실패는 나를 더욱 나락으로 몰아갔다. 


그런 마음으로 다시 브런치에 돌아오는 것은 조금 겁나는 일이었다. 마음도, 내 방안도, 내 머릿속도 당장 아무거나로 채워졌기 때문에 내 손 끝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감이 오질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치해둔 내 브런치. 사실은 귀한 분들이 가끔씩 손가락을 눌러 내 글을 봐준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껴왔기에 아무런 글을 쓸 자신이 없었다. 그런 저런 이유로 변명을 늘어놓으며 6달을 보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이렇게 나를 미뤄두면 안된다는 생각에 새해에 가장 먼저 브런치를 열었다. 조금의 부담감을 안고 브런치를 시작할 때처럼 다시 시작해보고자 한다. 헬스장도, 영어공부도, 다이어트도 원래 1월 1일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거 아잉가?


작심 삼일이 되더라도 삼일이라도 성공하면 그만이라는 마음으로 오늘을 열심히 살아보자. 


올 한 해 목표는 쉬지 않는 한 해 만들기다. 쉰다는 것의 정의를 어떻게 할지는 시시각각 변하겠지만 나 스스로 바쁜 하루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싶다. 당장 하고싶은 일이 있는데, 게을러서 실행하지 못하는 이 33년 고질병을 34년차에는 극복해보고자 한다. 그래도 그동안 하도 많이 먹어둬서 버티기는 좀 잘 할 수 있을듯.. 


올 한 해, 하루를 바쁘게 살아보자. 나무늘보 하루를 정리하고 이번 한 해만은 부지런한 개미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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