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가는 패밀리레스토랑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얼마 전 W와의 기념일.
오래간만에 어디서 외식을 할까 하고 얘기하던 중
함께 보낸 10여 년간 동안 놀랍게도 패밀리레스토랑을 한 번도 함께 가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사이 패밀리레스토랑들은 대부분 내리막길을 걸었고,
우리의 식당 취향이 그쪽은 아니었던 것도 사실임에도
별 거 아닌 일인데 왠지 안 해보면 섭섭할 것 같아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찾았다.
대학교 졸업식 때 가족과 같이 갔던 학교 근처의 빕스도 없어져버린 마당에
앞을 지날 때마다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집 주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과연 영업이 잘 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별게 다 궁금한 편)
그렇게 오래간만에 찾은 식당은 내가 기억하고 있던 모습에서 별반 달라진 건 없었고
코로나19의 영향인지 알 수 없지만 많다고는 할 수 없는 수의 사람들이 앉아있었다.
그리고 아르바이트 직원들이 너무나.. 너무나 내 눈엔 애기들이었다. (세월의 흐름을 실감)
그러고 보면 내가 사회초년생이었던 때가 패밀리레스토랑의 르네상스 시기였던 듯하다.
직장 동기들하고 우르르 몰려다니며 여러 브랜드의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식사했던 추억이 있다.
(다들 어디 갔니, 씨즐러, 베니건스, 빕스, 토니로마스....)
패밀리레스토랑의 폐점이 내 청춘의 일부가 기억 너머의 일로 사라지는 듯 느껴진다면 과몰입.. 일테지.
그나저나 티지아이프라이데이스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가 과연 ‘존버는 승리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증명할 것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