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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SHOOP 리슙 Oct 31. 2024

나는 이미 기적이다




 3년 전쯤 우연히 들었던 강좌에서 나온 얘기가 불현듯 떠오른 이유는 이제야 삶의 매 순간이 기적이었단 걸 깨달았기 때문이라.





 학원  처음 글을 썼던 23년 10월 23일. 앞으로 1년 동안 매일 을 올릴 수 있을 걱정 앞섰. 홍보가 목적이라면 어도 몇 개월 동안은 매일 글을 야 한다던 언니의 말럼 호기롭게 시작은 했역량이 딸리니 버거울 따름이었다. 오늘 당장 올릴 소재를 찾는 것도 막막했다. 집에 돌아와 옷도 안 벗고 11시 59분까지 허둥지둥 썼던 적은 몇 번인가. 래도 일단 일주일은 해자, 꾸역꾸역. 사람 습관이 형성되는 데 21일은 걸린다니 그때까지는 버텨보자, 꾸역꾸역. 한 달은 일단 채워보자, 꾸역꾸역.


 그렇게 3개월이 흐르고 6개월을 버텼다. 블로그 포스팅 숫자가 점점 올라갔다. 200개에서 300개, 그리고 마침내 364개. 1년 전에 그토록 바라던 365번째 글을 쓰는 순간이 찾아왔다.


 리고 깨달았다. 지난 1년의 시간은 쓸수록 쓸 게 더 많아지는, 쏟을수록 더 많이 채워지는 기적을 배웠던 시간이란 , 기적은 공짜가 아니었단 걸. 

 

 그래도 쏟은 거에 비하면 얻은  훨씬 더 다. 한강 작가님의 노벨상 수상이라는 기적 축하고, 4•16 세월호 참사, 5•18 민주 항쟁 등 잊어서는 안 될 역사적 순간들을 기리는 등  말이다(염치없을 정도로 게나마 양심의 가책을 덜고 진 은혜를 갚을 수 있었다는 말이다). 블로그를 보고 왔다는 문의가 늘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학원을 시작한 이래 22년 10월, 23년 10월, 24년 10월을 나란히 놓고 그 위를 가상의 선으로 쭉 이어보니  굽이치는 파도가 그려졌다.  파도가 쳤기에 침몰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었다. 두려운 마음이 들려하면 차라리 마음을 더 활짝 열어둬야 한다는 법도 배웠다. 이제는 막막할수록 씩씩하게 걷고 부지런히 호기심을 돋워 관심을 흩뿌려 놓는다. 더는 뺏길까 봐 주춤하지 않고 사라질까 봐 웅크리지 않는다. 이제는 열어놓고 있어야 뺏길 것도 두려움도 사라진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수록 줄 수 있는 게 많아지 모순은 이제 내겐 확실한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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