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다양성

[자유론]을 떠올리며

by JUNE HOLIDAY

어디서 살 것인가 - 유현준


흥미로웠던 구절


- 창조는 다른 생각들이 만났을 때 스파크처럼 일어난다.

- SNS에서는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모인다. (...) 지금은 자신의 SNS에 '좋아요'를 눌러주는 사람들끼리만 모인다. 자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과는 간단한 클릭 한 번만으로 친구 관계를 끊어 버린다.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만 소통하다 보니 그 생각이 전체의 의견일 거라고 착각한다.

- 우리 의식에는 도전이나 모험보다는 큰 단체의 일부가 되고 싶어 하거나 자신과 다른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마음이 더 크게 자리한다. 심지어 우리는 중국집에 가서도 짜장면으로 통일하려고 한다. 누구 하나가 볶음밥을 시키면 '좀 유별난 사람'으로 치부한다. 원래 사람마다 다른 걸 먹고 싶어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우리 국민은 좀처럼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보면 다르다고 느끼지 않고 틀렸다고 생각한다.


느낀 점


이 책의 저자가 출연한 방송이나 유튜브 콘텐츠 등을 수 차례 감상했기 때문에 책의 초반부의 내용은 내 머릿속에 대략적으로 남아있는 내용이었다. 특히 서론에서 저자가 인용했던 '인류 최고의 발명품은 도시'라는 말이 아직까지 나의 뇌리에 남아있다. 나라의, 더 나아가 각국의 다양한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각기 다른 이야기를 펼치고 소통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창조적인 생각은 '스파크'처럼 파지직하고 일어난다. 이 스파크들이 모이고 모여서 도시를 더욱 발전시킨다. 다양성은 어쩌면 인간 존중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학년만 올라간다고 해서 생각이 깊어지는 게 아니듯이, 역사가 흐른다고 해서 인류가 항상 발전적으로 나아가고 있다고는 할 수 없는 것 같다. 저자가 말한 SNS, 그리고 이에 더해 유튜브의 알고리즘, 그밖에 다양한 플랫폼이 자랑하는 '사용자 맞춤' 서비스는 자신과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끼리만 모이게 한다. 이런 인터넷 공간에서 '과잉된 자의식'을 얻은 사람들은 자신과 반대되는 사람을 만났을 때 분노하게 된다. 부장님이 쏘는 식사자리에서 눈치를 보느라 짜장면을 시키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볶음밥을 시킨 옆자리 직원의 밥그릇을 엎어서야 되겠는가.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류의 기술은 계속해서 성장해왔지만 정말 우리 인류 그 자체도 성장했다고 볼 수 있을까?


어쩌면 이 책은 '도시'가 아니라 '다양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책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 생각이 든 이후로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책은 바로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이다. 1859년에 쓰인 자유론에서도 '개인의 의견을 침묵시키는 것은 해악'이라고 말한다. 그 의견이 옳든 그르든 간에 침묵시켜서는 안 되고 토론하고자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며 그럼으로써 사회가 발전한다. 과연 약 160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우리의 사회를 발전시켜나가고 있는 것일까?


어디선가 들은 명언이 있다. 정확한 문구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략 기억나는 대로 말해보자면 '나는 당신의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당신이 말할 수 있는 자유는 목숨을 걸고 지키겠다' 정도였던 것 같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반박은 공존할 수 있다. 나와 같은 의견만 존중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저 사람이 내 의견에 반박한다고 해서 나까지 무시당하는 것은 아니다. 존중, 반박, 다양성은 마치 정반합처럼 끊임없이 이어지며 사회에 좋은 시너지를 일으킨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디서 살 것인가. 적어도 두려움에 떨며 입 다물고 사는 곳에 살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을 모두 읽었을 때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조금 더 구체화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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