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유튜브 채널 '박막례 할머니 Korea_Grandma' - 막례는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식당 [박막례 할머니]
"그게 내 맘대로 안 된다고! 자존심 상하자녀."
위 영상은지난 2019년에 업로드된 박막례 할머니의 영상이다. 박막례 할머니는 다양한 것에 도전하며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계시는 분이다. 구글 CEO까지 만나셨던 박막례 할머니시지만 기계로 햄버거를 주문하는 것은 꽤나 무서운 도전이었던 것 같다. 박막례 할머니의 키오스크 주문 도전 영상을 바탕으로 '노인의 키오스크 주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에 관해 분석해 보고자 한다.
1. 이거 보고 이거 누르는거야? - 직관성의 부족
어느 부분이 누를 수 있고 어느 부분이 누르면 안 되는가?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터치가 가능한 전자기기의 사용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지금 핸드폰을 켜 플레이스토어에서 생전 처음 보는 앱을 다운받았다고 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에 능숙한 사람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앱에 적응하게 될 것이다. 본인이 지금까지 다양한 앱을 사용한 경험을 토대로 처음 보는 앱에 기대할 수 있는 기능 및 작동방식들을 대략적으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키오스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키오스크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은 메뉴 선택에서 결제 후 픽업까지의 대략적인 메커니즘을 알고 있다. 그러나 키오스크 주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굳이 노인분들뿐만 아니라)은 매번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듯한 느낌일 것이다.
박막례 할머니께서 키오스크 첫 화면에서 겪은 문제는 두 가지다.
1) '주문하시려면 터치하세요' 라는 문구를 발견하지 못 했다.
2) 정확히 '무엇을' 터치해야 하는지 알지 못 했다.
많은 매장의 키오스크 첫 화면은 해당 브랜드가 진행중인 이벤트, 캠페인, 혹은 신메뉴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할머니 역시 주문을 시작하고자 했지만 선뜻 시작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이때문으로 보인다. 노인들만이 이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 가끔이긴 하지만 젊은 사람들도 다음 단계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순간적으로 알 수 없어 검지손가락만 빙빙 돌린 경험이 한 번은 있을 것이다.
결국 손녀의 도움을 받아 '주문하시려면 터치하세요' 라는 문구를 찾았지만 이윽고 다음 문제에 부딪혔다. '주문하시려면 터치하세요'라는 문구 자체를 터치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화면의 다른 곳을 터치해야 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실 위 문구를 보고 키오스크의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터치할 수 있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화면내 적당한 곳을 눌러 메뉴 선택 화면으로 별 무리 없이 넘어갈 뿐이다. 그렇지만 키오스크 사용 경험이 전무한 사람들의 경우 목적어가 빠진 위 문구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혼란스러울 수 있을 것이다. 여러 인터넷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다음과 같은 문장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넘어가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위의 문장에서 말 그대로 '여기'에 링크가 걸려 있어 '여기'를 클릭하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주문하시려면 터치하세요'는 여기어 한 술 더 떠서 '여기'라는 목적어 자체가 생략되어 있기 때문에 키오스크의 메커니즘이 아닌 문장 해석만으로 작업을 수행하려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매장에서 식사를 영어로 하면?
박막례 할머니께서 드시고 싶어하시는 불고기 버거세트를 주문하려면 어떤 순서로 메뉴를 탐색해야 할까? 우선 상위 카테고리에서 '버거류'를 찾아 불고기 버거를 선택하고 추가적으로 세트로 업그레이드하거나 혹은 '세트 메뉴'라는 상위 카테고리에서 불고기 버거 세트를 찾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보고 있는 화면에 음료수나 아이스크림 밖에 없다면 당신은 지금 '디저트' 라는 상위 카테고리 안에서 불고기 버거 세트를 찾고 있는 것이다. 디저트 메뉴에서는 몇 시간을 뒤져도 불고기 버거 세트를 찾을 수 없을 것이므로 우선 다른 상위 카테고리로 이동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버거류', '사이드메뉴', '디저트'와 같은 것은 상대적으로 큰 개념의 카테고리들을 상위 정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불고기 버거, 치킨버거, 빅맥, 치즈버거와 같은 개별 메뉴들이 나타나는데 이들을 하위 정보라고 칭할 수 있을 것이다. UX디자인은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사용 흐름에 맞춰서 서비스 단계가 물흐르듯이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정보 구조 역시 상위 정보에서 하위 정보로 들어가고 있구나 라는 것을 사용자 스스로 인지할 수 있게끔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상 속 맥도날드 키오스크는 화면 왼쪽에 세로 방향으로 상위 카테고리를 배치하였고, 중앙과 오른쪽에 걸쳐 상위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개별 메뉴들을 배치하였다. 그러나 상위 카테고리 버튼 하나와 개별 메뉴 버튼 하나의 차이점이 시각적으로 두드러지지 않아 사용자로 하여금 자신의 현재 위치를 쉽게 인식하지 못 하게 한다. 두 버튼의 차이라고 해봐야 삽입된 이미지의 크기가 개별 메뉴 버튼이 더 크다는 점, 그리고 현재 선택된 상위 카테고리의 버튼에 약간에 음영이 들어갔다는 점 말고는 찾기가 힘들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일수록 디바이스 내에서 정보의 상하관계를 인지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그런 사용자를 배려하고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각자의 디지털 매체 숙련도에 상관 없이 원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UX/UI 디자인이 필요할 것이다.
'02. 내 맘대로 안 되니까 자존심 상하자녀!(2)- 비전공자 UX 분석'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