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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HOLIDAY Jul 13. 2023

IKEA

12/07/2023

헹거를 사려고 한다.


지금 내 방에는 고깃집이나 냉면집에서 볼 수 있을 법한 기둥형 옷걸이가 있다. 몇 벌 걸다 보면 부피가 점점 커지고 안쪽까지 옷을 걸기가 귀찮아 옷을 쌓아두니 금방 지저분해지기 일쑤였다.


어린 시절 발랐던 쨍한 하늘색 벽지 탓에 예쁘게 인테리어 할 수 있는 방이지만 새로 들어오는 물건은 내 마음에  쏙 들 만한 것만 들이고 싶었다.


깔끔한 디자인의 헹거를 사고 싶어 이케아 앱을 깔았다. 헹거들을 구경하던 중 무심코 하트를 눌렀는데 로그인을 안 했음에도 불구하고 위시리스트에 저장이 되었다. 아마 앱을 종료하거나 인터넷기록을 삭제하면 날아갈 휘발성 정보겠지만 뭔가 대접받는 느낌이 들었다. 한 번의 쇼핑이라도 이케아라는 브랜드를 모두 느낄 수 있게끔 해주려는 것 같았다. 작은 감동을 받은 나는 SNS계정으로 가입하지 않고 이케아 계정을 직접 만드는 것으로 작은 보답을 했다. 아마 차이는 없을 것이다. 그냥 버튼 몇 번 눌러 SNS계정을 연동하는 것보다 더 번거로운 작업을 함으로써 나와 이케아 사이의 심적 거리가 가까워지는 기분이 들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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