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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드래빗 May 22. 2020

'욜로 10, 파이어 90' 으로 세팅하라.

20대 후배님들께 드리는 편지

그러면 상위 10%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다음 주 서울 모 대학 특강 준비로 요즘 20대 저축과 투자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요청한 주제가 '경제기사로 세상을 넓게 보는 법'이기 때문에 오늘 이 글은 강연에서는 말하지 못할 거 같네요. 그래도 요즘 생각한 것들을 정리해보자는 마음에 이렇게 20대 후배님들께 편지를 씁니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이 가파르게 오르고 청약제도도 가점제로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월급 모아 집 사는 것조차도 불가능한 건 아닐까 마음이 스산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겠어요. (이 점은 먼저 살아간 어른의 한 사람으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그 바람에 20대는 일찍 경제 공부, 돈 공부에 눈을 뜨게 되었고 부동산보다는 주식 쪽으로 기운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주식 공부하는 모임도 활발하고 유튜브로 경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자본주의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좋은 태도니까 칭찬드립니다.


그러나 2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시드머니와 시간입니다.


시드머니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100만 원으로 10%로 수익을 올렸을 때 10만 원을 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1,000만원에 10% 수익 내서 100만 원을 챙겨갑니다. 그들처럼 여러분이 100만 원으로 100만 원의 수익을 얻으려면 100% 수익률이어야 하는데, 웬만한 우량주에서는 단기간에 보기 어려운 숫자입니다. 그러다 보니 코스닥과 장외 시장으로 눈을 돌립니다. 공부해야 할 요소들도 많고 공시와 정보 사이에서 갈등도 하게 됩니다. 그래도 수익이 나면 좋겠지만, 개미들은 대부분 돈을 잃는 구조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모종의 이해관계자들이 이미 판을 짜두거든요. 요새는 작전 세력도 유튜버와 협업 또는 둔갑하기 때문에 믿을 사람이 없어요.

 

시드머니가 부족해서 수익금도 저조한데 더 안타까운 것은 분산투자까지 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분산 투자라 함은 주식- 채권- 현금- 실물자산 등으로 투자의 형태를 나눠 놓은 것을 말합니다.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투자의 기본은 분산이라고 합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라는 말 다들 기억하시죠? 그러나 100만 원으로 분산투자까지 하면 수익을 낸다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하나에 몰빵 하죠. 경제 위기가 오거나 순환 장세가 오면 그대로 돈을 잃어요. 물타기 하겠다고 신용까지 쓰면 더더욱 계좌는 안드로메다로 가버립니다.



투입시간 대비 효율이 낮습니다.

ROI(투자자본수익률 Return on Investment)에 대해 생각해볼게요. 20대는 인생의 몸값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자기 가치를 높이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면 효과가 분명하겠지만, 투자만을 위해 시간을 투자한다면 손실이 났을 때 분명 허탈하실 거예요. 한마디로 20대에서 ROI가 가장 좋은 것은 자기 계발입니다.


지금 자신의 24시간 중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데 쓰는 시간이 얼마나 되세요? 여기에는 취업 준비뿐만 아니라 공부, 운동, 취미, 신문 읽기 등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이 시기에는 노동소득을 더 받기 위한 고민이 자본소득을 올리기 위해 고민하는 것보다 깊고 넓어야만 합니다. 혹시 적은 시드머니에서 약간의 수익을 내기 위해 소요하는 시간이 더 많으신가요? 하루 종일 MTS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분 단위로 웃고 울고를 반복하느라 다른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으신 건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20대는 내 인생의 엔진을 준비하는 시기




그렇다면 시드머니는 어떻게 모으면 좋을까요?

결론은 단순합니다. 가급적 빨리 돈을 많이 만들면 됩니다. 소득 대비 지출을 줄이는 것이죠. 이제 다시 갈등입니다. 욜로족을 택할 것인가, 파이어족을 택할 것인가. 사실 둘의 차이는 하나 있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소비의 형태인데, 욜로는 지금의 나를 위한 것이고 파이어는 미래의 나를 위한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일상을 욜로 10%, 파이어 90%로 살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나라 상위 5% 이내의 자산을 가지고 있어요. 물론 파이어로 살았다고 저처럼 일찍 은퇴 안 하셔도 괜찮아요. 이른 은퇴는 그때 가서 생각해보셔도 괜찮습니다.


제 첫 월급이 100만 원이 안됐습니다. 거기서 50만 원은 근로자 우대저축, 13만 원 보험, 7만 원은 장기주택마련 저축에 가입했어요. 그럼 30만 원이 남죠? 일이 바빠서 돈 쓸 여력이 없었던 게 오히려 다행이었을까요. 돈 안 드는 취미 생활, 돈 안 드는 핸드폰 요금제, 돈 안 드는.... 그러다가 명절이나 연말에 보너스라도 받게 되면 전부 저축. 매 년 연봉이 상승할 때마다 강제적으로 펀드를 하나씩 추가했어요. 즉, 연봉이 올라도 생활수준은 동일하게. 그렇게 조금씩 노동 소득을 자본 소득으로 치환해가기 시작했습니다. 3년이 지나니까 5천만 원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찍 결혼을 하면서 두 명의 시드머니를 합쳐서 소형 아파트를 구입했고, 본격적으로 자본소득이 불어나는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결국에는 얼마나 시드머니를 빨리 만들어 내느냐가 중요합니다.

 



쓰고 보니 라테는 말이야로 끝나는 거 같네요. 특별한 건 없습니다. 다만 남들보다 실수를 덜했다는 거뿐이랄까요. 너무 큰 욕심을 내며 조급히 투자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돈을 잃은 일은 다행히 없었습니다. 그리고 "잃어도 되는 돈이란 셈 치고 한 번 투자해봐"라는 말에 현혹되지 마세요.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한 가치를 무너뜨리는 말이라 제가 별로 안 좋아합니다. 잃어도 되는 돈이라고 투자하는 개념이 박히면 자꾸 수업료만 지불하다가 끝나요.


결국 제가 20대 후배님들께 제안드리는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경제 공부, 돈 공부의 필요성을 깨우칩니다.

2. 가장 쉬운 경제책과 주식책 한 권을 읽으세요.

3. 기계적으로 사 모을 수 있는 기업이나 ETF를 1개씩만 투자하세요.

4. 자기가 잘 아는 분야 1등, 시총 1등, 20대가 좋아하는 제품 1등, 조카가 좋아하는 제품 중 1등  중에서 고르세요. 종목 분석과 재무제표 이해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지 마시길 바랍니다.

5. 그리고 많은 시간을 자신에게 투자합니다!!

6. 전제 조건으로 '욜로 10과 파이어 90'을 세팅하시길.



많이 안다고 많이 버는 게 아닙니다.
내 시간과 에너지를 적절하게 분배하는 것이 투자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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