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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드래빗 Aug 28. 2017

25. 지금, 내가 금(gold)을 사는 이유

세대를 이어주는 불변의 가치_금



가다가 물이랑 김밥이랑 챙겨 먹고
도착하자마자 바로 전화하고


몇 해 전 큰 인기를 끌었던 응답 하라 1997의 한 장면이다. 대학 진학을 위해 서울로 올라가는 딸을 배웅하는 부모님의 모습, 그리고 그런 부모에게 퉁명스럽게 걱정하지 말라하던 딸 성시원.


20년 가까이 키운 딸을 먼 타지로 보내는 부모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꿈을 찾아 설렘과 두려움을 안고 버스 차창 밖을 보던 주인공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학업이나 직장을 이유로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경험이 있는 이들이 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나 역시 1998년에 서울로 올라왔다.

우리 엄마는 내게 순금 1돈 반지를 해주셨었다. 엄마는 그 반지가 내게 수호신 같은 역할을 할 거라 했다.


" 서울에서 위급한 일 생기면 이거라도 써.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녀야 돼. 몸조심하고."




어른이 된 후 여러 가지 상황에서 금을 선물로 받고 주기도 하였다.

고작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를 살고 있는 나 역시 이미 여러 개의 금을 선물하고 받기도 하였으니, 우리는 인생에서 얼마나 많은 금을 만나게 될까?

우리 정서에서 금을 선물한다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어떤 상황에 누구에게 선물하는 것일까? 

일상에서 지나쳐 버리기 쉬웠던 금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1. 부모가 자식에게 

도입에 들었던 사례처럼 부모는 자식의 안전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금을 선물한다. 생일이나 입학, 졸업 등 자녀의 성장 과정 중 중요한 대목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보통 몸에 지니기 쉬운 순금 1돈 반지를 많이 준다.

조금 다른 경우도 있다. 증여와 관련된 이야기를 지인에게 들은 이 있다. 경기도 땅을 보상받아 벼락부자가 된 노인에게 갑자기 자식들이 자주 찾아온다는 었다. 이런 상황을 잘 이용하고자 한 부모는 현금을 왕창 순금 바로 바꿨다. 그리고 자식들이 기쁘게 해줄 때마다 그 자리에서 하나씩 꺼내 줬다고 한다. 부모는 효도를 받고 자식은 부모를 공경하지 일석이조가 아닌가 싶다.

<출처: 임스 주얼리>


#2. 배우자에게

지금은 많이 간소해지기는 했지만 결혼할 때 예물을 한다.이유는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선물을 하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요긴하게 쓰라는 의미까지 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환금성이 좋은 순금 제품이 적합한 것이다.


#3. 자식이 부모에게

최근에 오더메이드가 유행하면서 금 역시 여러 가지 형태로 선물이 가능하다. 은퇴를 하거나 환갑, 칠순 등의 행사에 맞춰 자식들이 금 선물을 준비한다. 보통 감사의 마음을 담거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기념패, 열쇠, 거북이 등을 제작한다. 자식으로서 늘 받기만 하다가 부모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을 때가 되는 것이다. 선물을 받는 부모보다 자식이 더 기쁘고 뿌듯할 때가 아닐까 싶다.


#4. 스스로에게

학교 졸업 반지, 장교 전역 반지 등 스스로의 성장을 기념하기 위해 반지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반지는 하지 않고 친구끼리 우정 반지를 맞추기도 한다고 한다.

또한 스스로 생애 전환점을 기념하기 위해 선물을 하기도 한다. 나 같은 경우 가장 최근 16년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며 순금 5돈 팔찌를 샀다. 그리고 며칠 전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했던 빅뱅의 승리 역시 스스로의 행운을 기원하며 순금 핸드폰 케이스를 마련한 것 같다.  

<순금 팔찌 중 가장 심플한 것을 찾고 찾아 헤매었음>
<출처 : MBC '나혼자 산다'>



#5. 지인이 나(가족)에게

생애 최초로 받는 금은 돌반지 다. 지인들이 돌반지를 주는 것은 태어나서 1년 동안 잘 자라준 것에 대해 감사하며, 앞으로 살아갈 때 필요한 순간 유용하게 쓰라는 의미일 것이다. 실제로 우리 부모님들은 자녀 학비로 돌반지를 많이 파시기도 했다.

사회생활을 하며 금을 받는 경우는 대부분 상일 것이다. 10년 근속, 20년 근속 때마다 회사에서 금을 주기도 한다. 우리 아버지가 근무하셨던  전자 회사의 경우 목표량을 3배 달성했을 때 기념 메달을 제작해서 나눠줬다고 한다. (90년대 이야기다)

<출처:  연합뉴스>
< 모 전자회사 목표 3배 달성 기념 메달>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금은 높은 희소가치를 지녔다. 국제정세가 불안하거나 금리가 떨어질 때 안전 자산으로서의 가치는 더해갔다. 금은 급할 때 팔기 쉽다는 것, 가지고 있으면 돈이 된다는 것, 사치재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것 외에도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다.



재테크, 안전 자산, 만족감


<출처: 네이버 금 시세>

지난 10년간 금 시세 변동 추이 그래프이다. 2008년에서 2011년까지 금값은 빠른 속도로 최고점에 이르렀다. 이유는 세계 금융 위기로 미국 달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며 금에 대한 가치가 올라갔던 것이다.


즉, 금값과 미국 달러는 반대로 흘러간다.

달러가 강해지려면 미국은 금리를 인상하고 긴축 정책에 들어가야 한다. 오늘까지 뉴스에도 미국은 금리 인상을 계획하고 있지 않고 있다. 당분간 금 시세는 강보합을 유지할 듯하다.


<출처:  연합뉴스>



위기 상황이나 급격한 인플레이션 시기에 금값은 오른다.

기본적으로 8% 이상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종이돈은 효력을 잃는다. 또한 경제 공황, 전쟁 등의 상황 속에서도 가장 안전한 자산은 금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금은 분산 투자로서 매력적이다.

특히 부동산 정책이 혼란스럽거나, 북한 등의 이슈로 주식이 혼란스러울 때 조심스레 금을 사두는 것도 좋다.


이익으로만 금을 생각한다면 골드바를 매입하도록 하자. 반지나 목걸이, 금거북 등은 별도의 세공비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되팔 때 그 부분은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부가세와 수수료가 있다.

실물로 금을 사지 않고 금 ETF나 금펀드에 투자하는 방법도 쉽다. 약간의 수수료, 운용비가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골드뱅킹이 있다. 예금으로 돈을 입금하면  실시간 시세에 따라 금을 1g 기준으로 금을 살 수 있다. 수익의 15.4%의 소득세가 붙는다.


하지만 금이 가진 최고의 매력은 직접 지니고 만지고 볼 수 있다는 것 아닐까?

화면의 숫자와 등기서류만으로 존재하는 자산에 비해 보고 싶을 때마다 꺼내볼 수 있는 금은 얼마나 따뜻한가? 게다가 의미가 부여된 선물일 경우 그 가치는 시간을 갈수록 더해간다.





그부모가 자식에게, 내가 또 자식에게
그렇게 세대를 이어가는 불변의 가치로 지금 이 순간에도 금은 존재하고 있다.


장롱 속에 넣어둔 금반지 하나,금 목걸이 하나하나가 가족의 역사를 담고 있다. 오늘에서 내일로 이어지는. 내가 부모에게 받았던 것이 나의 것이 되고 훗날 내 아이의 것이 된다는 것은 자산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소중한 오래된 것.


그것이 지금 내가 금을 사는 이유이다.



https://blog.naver.com/honoluluzoo

https://www.instagram.com/goldrabbit21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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