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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홀짝 Jan 05. 2020

<그것이 알고 싶다> - 조작된 세계

방송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과 추론 가능한 것

1월 4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 ‘조작된 세계 - 음원 사재기인가? 바이럴 마케팅인가?’ 편에서는 그동안 꾸준히 논란이 되어온 음원 사재기를 이용한 음원 차트 순위 조작 의혹을 다뤘다. 방송 다음날인 1월 5일 일요일 오후 현재, 방송의 여파는 역시나 상당하다. 방송에서 직간접적으로 언급된 사재기 의혹이 있는 가수들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 상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는 중이며 그중 몇몇은 개인 SNS 계정의 댓글 기능을 막아놓기도 한 모양이다. 해당 가수의 소속사들은 발 빠르게 공식 입장을 내놓거나 정정 방송을 요청하면서 각자의 방법으로 적극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방송 내용만으로는 의혹의 당사자로 언급된 가수들이 정말 음원 사재기를 해서 음원 사이트 순위를 조작했는지는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 다만 방송을 통해 비교적 선명하게 확인된 몇 가지 사실들이 있다. 


음원 사이트의 차트 순위는 ‘기술적으로’ 음원 사재기를 통해 조작이 가능하다. 음원 사이트 아이디 거래와 도용에 대한 제보가 이를 뒷받침한다.  

음원 사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의 소속사들은 대체적으로 바이럴 마케팅의 성과라는 비슷한 해명을 하고 있다.

사재기라는 방법을 직접 입에 올리지 않았더라도 소위 ‘마케팅 대행업체’로부터 차트 순위 보장에 대한 구체적 비용을 제안받은 가수들이 있다.


이를 토대로 다음과 같이 추측해보는 것도 가능하다.


여러 업체와 브로커가 확실한 차트 순위와 유지 기간을 보장한 것으로 보아 바이럴 마케팅은 보여주기 식 근거로 내세우고 실제로는 음원 사재기를 이용해 차트 순위를 올린 가수가 존재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현재 의혹을 받고 있는 모든 가수가 여기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만약 음원 사재기로 차트 순위를 올린 가수가 있다면 그는 여기에 음원 사재기 수법이 동원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을 수도 있고 그저 바이럴 마케팅의 성과라고만 알고 있을 수도 있다. 어쩌면 <그것이 알고 싶다>에 언급된 의혹 가수 가운데 몇몇은 여전히 자신의 음원 순위가 바이럴 마케팅의 성과라고 굳게 믿으면서 떨리는 마음으로 소속사에 사실 관계를 재차 확인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마케팅 대행업체에 순위를 약속받으며 금액을 지불한 소속사조차 ‘그저 능력 있는 바이럴 마케팅 업체인 줄 알았지 음원 사재기를 하는 줄은 몰랐어요’할 수도 있다. 가수와 소속사 모두 알고 있었을 수도, 몰랐을 수도 있으므로 앞으로 특정 가수 음원의 사재기 정황이 포착되고 사실로 밝혀진다면 그때부터는 양상이 관련 당사자 사이의 진실게임으로 흐를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음원 사재기를 통한 차트 순위 조작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앞으로 차트 상위권에 진입한 음원이 사재기 의심을 받는 일은 계속될 것이다. 누군가는 찔릴 것이고 누군가는 몹시 억울할 것이다. 


방송이 제시한 여러 가지 정황을 살펴볼 때 음원 사재기는 분명 존재한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음원 사재기와 관련된 모든 것들의 갈 길이 아직 멀다. 어떤 음원이 사재기되었으며 누구에게 어디까지 책임이 있는지를 건건이 밝히는 것도, 재발을 막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하는 것도 몹시 지난한 일이 될 것이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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