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 참 별거인 우리들

대체 취업은 누가 하는 거야?

by 작가H

며칠 전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학교 친구와 오랜만에 연락이 닿았다. 처음 대화가 이어진 건 다이어트 때문이었다. 그러다 그 후로 '요즘 어떻게 지내냐', '서울에 있냐, 대구에 있냐'와 같은 말을 주고받았다. 그러다가 요즘 '별일 없지?'라는 질문에 '대학생 땐 몰랐는데 취업이 참 별거네'라는 말이 나왔다.


이제 친구들과 모이면 우리들의 대화 주제는 단연 취업이다. 이제 대학생인 친구들이 없으니 대학교 이야기는 우리의 대화 주제가 될 수없다. 그때를 추억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도 잠시다. 고등학생 때 같은 학교였던 누구는 지금 뭐를 하고 있더라와 같은 이야기들도 결국 누군가의 취업과 관련된 이야기들이다. 그 대화 속에는 우리의 부러움이 담겨있을 때도 있고 의아함이 또 때로는 질투가 담겨있을 때도 있다.


어렸을 때는 취업에 연연하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다. 정해진 순서처럼 대학교를 다니고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하면 이제 내가 살아온 시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일만 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런 삶은 얼마나 재미없을까 생각했었다. 친구들에게 '나는 그렇게 재미없는 삶을 살지 않을 거다!' 선언까지도 했던 것 같은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나는 그렇게 일을 하고 돈을 벌고 그 돈을 쓰며 살아가는 재미없는 삶을 간절히 바라는 어른이 되고 말았다.


취업은 참 별거다. 나를 포함한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취업을 위해 공부를 하고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을 본다. 그리고 또 탈락의 고배를 마신다. 19살 때의 나는 인생에서 가장 좁은 문은 대학문인 줄 알았는데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26살의 나는 또 취업문이라는 아주 좁은 문을 만나고 말았다. 작년 이맘때쯤 승무원이라는 꿈을 갖기 시작했을 때는 몰랐다. 항공업계라는 곳은 국제 간의 관계에도, 세계의 바이러스에도 영향을 받는 민감한 업종이라는 것을.


어쨌든 오늘도 누군가는 취업을 하고 있을 테니까 결국 오늘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원하는 곳에 취업을 할 수 있도록 버티는 것. 이 시간을 잘 버텨내는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취업이라는 좁은 바늘구멍을 통과할 수 있는 낙타가 되어야지.

이전 06화'어쩔 수 없지'라는 말이 주는 무력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