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케로 Sep 28. 2023

할리우드 파업 드디어 끝!

#음반산업상반기수입 #음악스트리밍구독료상승 #BTS재계약

미국 작가 조합 (WGA) vs. 영화/TV 제작자연맹 (AMPTP). 146일 동안 이어진 이들의 영혼을 건 대규모 한타가 마무리되며, 할리우드 작가 파업이 끝났습니다.


따지자면 완벽하게 끝난 건 아니고, 10월 초에 열릴 조합원 투표에서 결정되게 됩니다만, 아마 통과될 것으로 보입니다.


WGA 측이 조합원들에게 공유한 94페이지에 달하는 메모에 따르면, WGA와 AMTPTP는 새로운 3년 계약을 맺었다고 하는데요. 중요 합의 항목은 다름과 같습니다.


AI 관련 


- AI로 오리지널 영화/TV 작품을 생성 또는 리메이크 금지


- 인공지능 툴은 사용 가능하나, 회사 측이 그걸 직원에게 강요하는 건 불가


- AI가 만든 스토리나 자료 등이 사용됐을 시 관련 사항 공개


-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직업들을 줄이기 위해, 작품 당 고용해야 하는 최소 인력 수 증가 (상황에 따라 최소 3명에서 최대 12명 사이)


작가 보상 관련


- 고정 페이가 아닌 시청자 수 대비 더 높은 연봉 및 보너스


- 작가들에게 돌아가는 파이의 크기가 12.5%까지 상승


- 계약 기간 3년에 걸쳐 매 해 작가 최소 연봉 상승 (5%, 4%, 3.5%)


- 해외 시청자 수에 따라 페이 상승 가능성 확보


WGA 측이 필자와 많은 전문가들의 예측과는 다르게 의외로 많은 것을 얻어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AI 관련한 합의 항목들에서 그런 점이 부각돼 보입니다.


뭐가 됐건 끝난 건 좋은 소식입니다!


한 연구소에 따르면, 이번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규모가 지금까지 최소 50억 달러, 한화로 거의 7조 원에 달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배우/방송인 노동조합 (SAG-AFTRA)의 파업은 별개라는 점...ㅎㅎ To be continued.


반년에 11조? 그런데...


미국 음반 산업 협회의 (RIAA) 리포트에 따르면 산업이 올해 상반기 동안 벌어들인 수입이 무려 $8.4 billion 달러, 한화로 11조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설명: 이건 가수와 레이블 등이 받게 되는, 미국에선 sound recording royalty, 우리나라에선 저작인접권 로열티라고 불리는 금액만 포함한 것으로, 작곡가나 그들의 퍼블리셔 등이 벌어들이는 composition royalty 혹은 저작권 로열티는 별개로 측정됩니다.


(그나저나 다양한 음악 로열티와 저작권 종류 그리고 미국과 한국의 차이에 대해서 잘 정리해 놓은 곳이 없는 것 같아서 곧 한 번 정리해 볼까 생각 중입니다. 관심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이는 작년대비 9.3% 상승한 금액으로 순수 금액만 봤을 땐, 역대 최고치를 (!) 경신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불편한 점들이 여럿 있습니다.


우선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불법 다운로드가 본격적으로 성행하고 그 악명 높은 Napster가 론칭하기 직전의 1990년대 후반, 특히나 최고치를 찍은 1999년이 음악 산업의 리즈 시절로 불립니다.


실질적으론 지금이 그때의 절반 정도밖에 아직 못 왔다고 볼 수도 있죠.


그리고 또 하나의 불안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유료 사용자 수 성장세의 둔화인데요.


아래의 그래프에서 보이듯, 매년 꾸준하게 성장은 하고 있지만, 그 성장세가 점점 완만해지고 있다는 걸 볼 수 있죠.

이건 꽤나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게, 어쩌면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유료 사용자 수가 saturation point, 즉 포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습니다.


만약 걱정대로 사용자 수가 앞으로 더 이상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면 수입의 대부분을 스트리밍이 맡고 있는 현재의 음악 시장 특성상 (한국 제외), 음반 산업 전체의 성장 둔화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이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힌트: 밑에 글을 보시오)


뭐가 문제야? 그냥 가격 올려! 


위 질문에 해답은 간단합니다. 아니,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간단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사용자 수 증가가 정체됐다면, 구독 가격을 올리면 되죠. (참 쉽죠?)

 

실제로 작년 7월 Spotify가 제일 먼저 가격을 10% 인상했고, 그리고 그 뒤를 곧바로 YouTube Music, Amazon Music, Apple Musiz, Deezer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따랐습니다.

  

심지어 Deezer 같은 경우엔 그 짧은 시간에 가격을 두 번 올리는 기염을 토했는데요.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가 떨어진다는 기본적 경제학 원리가 적용될까 두렵습니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대부분 낙관적인데요.


3대 레코드사의 대표들은 입을 모아, 시장은 구독 가격 인상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고 했고,


유명한 월스트리트 투자자인 Bill Ackman 같은 경우도 $10 달러 지점에서 처음 혈을 뚫는 게 어려웠을 뿐, 한 번 뚫었으니 앞으로 꾸준히 올려도 괜찮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미국 음반 산업 협회 RIAA에 따르면, 작년부터 이어진 가격 인상이 구독자 수의 하락으로 아직까진 이어지진 않았다고 하네요.


하지만 저에겐 “아직까진”이 키포인트로 보입니다.


초반의 성공에 취해 괜찮은 줄 알고, 가격을 Deezer처럼 계속 꾸준히 올린다면, 구독자 수가 갑자기 떨어지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닌데요.


위에서 말한 기본 경제학 원리는 어떤 산업에서든 적용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음악인들에게 돌아가는 로열티 양이 늘어나는 점은 언제나 찬성입니다만


특히 요새같이 물가가 비싸진 시점에서, 혹시 불법 다운로드 같은 방법으로 회귀하는 리스너들이 많아질까 우려되기도 하네요.


산업이 한순간에 바뀔 수 있다는 건, 음악 산업 관계자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니까요.


그래도 방탄은 하이브지


하이브가 BTS 멤버 전원과 계약 연장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할리우드도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다시 한번 7년 계약을 맺으며, 2025년까지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상태였는데요.


아직까진 이번 새 재계약이 몇 년 계약인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덧붙여서 2025년에 BTS 전 멤버가 모여서 같이 활동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하이브 측이 밝혔는데요.

 

아미 분들도 정말 좋아할 만한 소식이시겠지만,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반길만한 소식입니다.

 

미국 현지에서 케이팝 일을 하는 입장에서 가장 원하는 것 중 하나가 왕(BTS)의 귀환


그리고 그들의 진정한 후계자의 출현일 텐데요.


물론 지금도 너무나 훌륭하게 활동하고 있는 그룹들이 많지만,  아직 BTS의 아성을 넘기엔 갈 길이 남았다고 느껴집니다.

 

그래서 BTS 멤버들이 군대 복무를 해야 한다는 점도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아쉬운 일이고요.  


블랙핑크가 BTS 다음으로는 가장 미국 내에서 영향력 있는 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 재계약 관련해서 잡음이 끊이지 않는 상태인데요.


이 두 메가그룹이 어떻게 해서든 계속 케이팝을 이끌어주고, 어서 후계자들이 터져주는 그런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미케로 추천 음악


이번에 가져온 음악은 재즈 보컬리스트 세실 맥로린 살반트 Cécile McLorin Salvant의 I Didn’t Know What Time It Was입니다.

  

89년생으로 아직 젊지만, 이미 2016년 27살의 나이에 베스트 재즈 보컬 앨범 상을 수상한 이래로 세 앨범 연속 그래미를 석권한 엄청난 실력파 아티스트입니다.


이젠 희미해져 가는 재즈/소울 디바의 계보를 이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때로는 파워풀했다가 때로는 간드러진 목소리 그리고 엄청난 감정 전달 능력이 장점입니다.


심지어 대부분의 곡을 작사 작곡까지 하는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하죠.


이 곡은 초반부부터 나오는 간결한 피아노 사운드와 베이스, 드럼, 그리고 비트를 자유자재로 갖고 노는 보컬의 조합이 인상적인 곡입니다.


진정한 재즈의 매력은 즉흥연주에서 오기에 일부러 라이브 영상을 공유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23.09 3주 차 글로벌 엔터 뉴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