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관찰
유혹은 꾈 유(誘), 미혹할 혹(惑)이라는 한자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글자를 또 다시 나누어보면 그 의미가 더 명확하게 다가온다. 꾈 유(誘)라는 한자는 다시 말씀 언(言)과 빼어날 수(秀)로 구성되어 있으며, 미혹할 혹(惑)은 혹시 혹(或)과 마음 심(心)으로 구성되어 있다. 풀어 보자면, 빼어난 언변으로 혹시나 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 또는 그런 마음을 생기게끔 하는 것을 유혹이라고 할 수 있겠다.
유혹은 보통 '멀리하라'고들 한다. 빠지지 말아야 할 세 가지 유혹을 일컬어 삼불혹(三不惑)이라고 한다. 술, 여자, 재물이 그 세 가지 유혹이다. (여기서 '여자'는 이성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한자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아 언제 어디에서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시대에 맞춰 생각하자면.) 사람은 나약한 존재이기에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래서 애초에 유혹에 빠지지 않게 유혹을 멀리하라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혹은 마치 가벼운 민들레 씨앗과도 같다. 어느샌가 바람에 날려 온 민들레 씨앗이 내 마음 속 땅 위에 살포시 내려 앉는 것이다. 나는 지금껏 민들레 꽃 한 송이만 피어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처음은 민들레 한 송이로 시작했겠지만, 나의 눈에 띄는 것은 그 민들레가 군락을 이루었을 때이다. 유혹도 마찬가지로, 내 마음 속에서 알게 모르게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고 또 다시 씨앗을 퍼뜨리고, 그렇게 군락을 이룰 때까지 모르다가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아무리 견고한 바위라고 할 지라도 작은 틈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민들레 씨앗은 바람을 타고서 그 틈바구니로 비집고 들어간다. 그 속에 뿌리 내릴 작은 먼지만 있더라도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운다. 그리고 그 뿌리는 시간이 지나 견고한 바위를 쪼개고 마는 것이다.
유혹을 결코 멀리할 수 없다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유혹을 멀리하라는 것은 단순히 '멀리한다'는 행동에 국한된 것이 아닌, '멀리하려는 마음'을 말한다. 즉, 깨어 있으라는 것이다. 내 마음 속을 언제나 유심히 살펴보면서, 혹시나 민들레 한 송이가 나도 모르게 피어있지는 않은지 관찰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들레가 한 송이가 피었든, 군락을 이루었든, 다시 민들레가 피어있지 않은 마음 속 정원을 가꾸려는 나의 의지이다. 유혹이 뿌리내린 이후라 할지라도, 하나 하나 뿌리를 뽑아 나가려는 나의 의지 말이다. 그런 의지를 가지고, 유혹에 대처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민들레를 유혹에 빗대어 표현하긴 했니다만, 민들레,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