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팍에서 이걸 꺼내어 보세요!
나는 쿨한 사람들을 동경해왔다. 음 정확히 말하자면 쿨해 보이는 사람들을 닮고 싶어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런저런 세상의 풍파를 겪으면서 눈에 보이기 시작한 것이 있다.
쿨한 것과 쿨해 보이는 것은 엄연하게 다르다는 것. 쿨한 사람들을 자세히 오래 들여다보면 자기 인생에 대한 감사함이 있다. 그래서 사사로운 일 따위엔 연연하지 않고, 많은 일들을 진정 쿨하게 넘길 수 있다.
‘어차피 나에게는 내일이면 감사할 일이 또 있을 테니 오늘의 일은 그냥 뭐 잊자!!’
반면에 쿨해 보이는 사람은 인생에 대한 감사함을 몰라서 불만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쎄 보이는 어투로 자신의 불안을 감추고, 사람에 대한 감사함도 없으니 그런 말투로 누군가에게 필터링 없는 말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물론 세상의 모든 것은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기에 쿨한 사람과 쿨해 보이는 사람을 이렇게만 나눌 수는 없지만, 나는 어쨌든 후자의 쿨해 보이는 사람들을 부러워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사람을 보는 눈이 조금씩 생기면서 진짜 쿨한 사람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일상적인 자신의 삶을 감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이혼한 후, 나 역시 힘들어하는 모습이 쿨 해 보이지 않아서 강한 척, 센 척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사실 그때의 내 마음에는
‘왜 나는 이혼을 하게 돼서 이렇게 힘들고, 저렇게 힘들고 인생에 감사할 것이 하나도 없어!’
라는 생각으로 가득 찼었다. 그러다 보니 내 인생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어쨌든 살아야 하니 그 내면을 감추려 열심히 포장하며 살았던 것 같다.
그런데 마음이 많이 힘들던 어느 시기에 아침마다 딸을 껴안으며
‘내 인생 참 감사하다. 아침마다 이렇게 껴안을 사람이 있어.’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의식적으로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인생의 쓴맛에서 단맛을 찾아내려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나에게도 소위 ‘쿨함’이라는 것이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한 것 같다.
작은 일이나 누군가의 지나가는 말에 연연하지 않고 넘길 수 있는 쿨함!
그런 것 따위에 마음 상해할 이유가 없다. 나에게는 감사할 일이 넘쳐남을 아니까.
쿨해지고 싶다면 가슴팍에서 ‘감사함’을 일단 꺼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