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족이 없다. 부모도 없다. 형제도 없다. 자식도 없고 부인도 없다. 세상에 나 혼자다. 20대 부터 아니 10대후반 부터 혼자였다. 엄마가 죽은 후 우리가족은 해체되었다. 해체된 가족은 그럴 이유가 있다. 나에게 가족이란 고통, 짜증, 생각하기 싫은 일이다. 엄마는 심장병이 있었다. 내가 아주 어렸을때 부터 그 병을 가지고 있었다. 그병을 알게 된건 나를 출산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라고 했다. 엄마는 늘 말했다. 내가 대학갈때까지만 살고 싶다고... 엄마가 기댄건 종교였다. 사이비는 아니였다. 기독교다. 엄마는 절실한 신자였다. 매주마다 교회에서 사람들이 와서 기도 부르고 음식해주고, 늘 기도하고 십일조 내시고...기도 하는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하지만 공통적인건 기적을 바란다는 것이다. 어쩌면 엄마의 내가 대학갈때까지만 살고 싶다는 한결같은 기도는 기적을 기도한것일지 모른다. 엄마가 돌아가신건, 뇌졸증이다. 심장병의 합병증?인 뇌졸증으로 식물인간 상태에서 돌아가셨다. 산소호흡기를 누가 뗐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아빠였을 것이다. 가족회의를 했었다. 아빠는 의사가 다시 깨어날 확률과 병원비를 얘기했다. 현실적이였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난 어렸고, 산소 호흡기를 떼는 건 내가 죽기전엔 안된다고 앙탈을 부렸다. 의사가 뭔데...왜 의사말을 믿냐고, 엄마를 봐야지. 엄마를 믿어야지...그렇다. 신도 안믿는 내가 어떻게 의사말을 믿을수 있는가? 난 어려서부터 남의말을 듣지 않는 사람이다. 여튼 그 이후로 우리가족은 각자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전화 한통의 연락받지도 않으며 하지도 않는다. 나는 알아서 취업하고 알아서 유학갔고 알아서 회사 관두고 알아서 백수 생활하며 알아서 산다. 갑툭튀 글을 쓰는 이유는 오늘이 엄마 생일이다. 아니 생일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