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전날, 걱정이 늘어나는 밤

수술을 준비하는 일은 몸만이 아니라 마음의 짐도 함께 정리하는 일이다

by 전의혁

수술 날짜가 달력에 찍히면, 마음이 먼저 분주해진다.
나는 아침에 약국 문을 열면서도, 유난히 손끝이 차가운 손님들을 자주 본다.
처방전보다 먼저 나오는 건 “잠이 잘 안 와요” 같은 한마디다.


그건 예민함이 아니라, 압도됨에 가깝다.


최근 연구는 수술을 앞둔 스트레스가 수술 후 통증을 더 크게 만들고,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스트레스가 ‘그리 크지 않은 수준’이어도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술 준비는 생각보다 마음의 변수에 민감하다.


특히 주요 수술을 준비하는 고령자 가운데 40% 이상이 중등도에서 고도 수준의 스트레스를 보고했다.
연구진은 그 수준이 진행성 암 환자에게서 관찰되는 수준과 유사했다고 밝혔다.
아프기 전부터, 이미 지치기 쉬운 자리라는 뜻처럼 들렸다.


20260118 _ 수술 전 스트레스, 통증·섬망 줄이는 3분 점검 _ 2.png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2022년 11월부터 2024년 2월까지 13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설문지로 3분 동안 스트레스 수준을 측정했다.
선임 연구자인 리아 애커 박사는 이 설문이 “몇 분이면 끝나지만”, 환자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이라고 말했다.
그 창을 통해 대화나 간단한 중재를 환자에게 맞춰 조정할 수 있고, 실제로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몇 분짜리 설문이, 마음의 지도를 펼친다.


환자들이 가장 흔히 꼽은 우려는 수면과 식욕의 변화, 의료 제공자와의 의사소통, 가족 책임이었다.
자유롭게 적는 코멘트란에는 재정, 집수리, 독립성 상실, 국가 상황까지 올라왔다.
여행, 콘서트, 골프처럼 기쁨과 의미를 주는 활동을 계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함께였다.


흥미롭게도 연구진은 ‘걱정의 강도’보다 ‘걱정의 개수’가 더 중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애커 박사는 이런 상태를 “압도된” 상태라고 불렀다.
큰 걱정 하나가 아니라, 작은 압박들이 축적되어 회복을 저해한다는 설명이었다.
약통을 챙기고 검사 일정을 맞추는 사이, 머릿속에는 해결되지 않은 메모가 계속 쌓인다.


20260118 _ 수술 전 스트레스, 통증·섬망 줄이는 3분 점검 _ 2-1.png


스트레스 요인이 더 많은 환자일수록 수술 후 병원에 더 오래 머물 가능성이 높고, 수술 후 통증도 더 많이 느낄 가능성이 컸다.
또한 수술 후 섬망 위험도 더 높았다.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 요인이 하나 추가될 때마다 섬망 위험은 19% 증가했다.


섬망은 갑작스러운 혼란 상태다.


연구진은 섬망이 고령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가장 심각한 수술 후 합병증 가운데 하나라고 했고, 입원 치료 비용을 늘리며 장기적으로 치매 위험도 높인다고 덧붙였다.
리고 “압도된” 환자들이 수술 전에 걱정을 하나하나 해결하려다 스스로를 소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면이 흔들리면, 수면 부족이 더 큰 통증 수준과 연관되어 왔다는 대목이 뒤늦게 따라온다.


혹시 당신도 수술을 앞두고, 걱정이 ‘정리’되지 않는 쪽에 가까운가?
오늘은 걱정을 줄이겠다고 마음을 다잡기보다, 걱정의 ‘개수’를 먼저 세어보면 좋겠다.
그 목록을 들고 수술팀과 이야기하는 것, 연구가 말한 “평가”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치료나 약, 검사 일정의 변경은 개인차가 크니 담당 의료진과 상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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