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연구가 보여준 뜻밖의 이점과 뜻밖의 한계
카운터 위에 주사펜이 놓이면, 공기가 조금 달라진다.
나는 작은 바늘과 용량을 확인하고, 냉장 보관 문을 한 번 더 닫는다. 누군가는 “살이 빠진다더라”를 먼저 말하고, 누군가는 “속이 너무 울렁거린다”를 먼저 말한다. 같은 약을 두고도 이야기는 늘 엇갈린다.
그건 유행을 좇는 마음이 아니라, 변화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제2형 당뇨병(T2D)과 체중 관리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을 때 더 그랬다.
혹시 당신도 “이 약은 도대체 어디까지 영향을 미치나”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GLP-1s는 인크레틴 모방제, GLP-1 유사체로도 불리며, 대사와 염증, 일부 뇌 경로에서 활성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많은 환자들이 놀라운 변화와 이상반응을 함께 보고했고, 연구자들은 T2D 밖으로 시선을 넓혔다.
한 수용체 계열이, 몸의 여러 문을 동시에 두드린다.
가장 의외의 장면은 술자리에서 시작됐다. 미국에서 허가 외(off-label) 체중 감량 목적으로 GLP-1s가 쓰이기 시작하면서, 임상의들은 환자들이 알코올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는 일화적 근거를 이야기했다. 알코올이 전 세계적으로 매년 260만 명의 사망에 기여하고, 미국에서 매년 17만 8,000명의 사망에 기여한다는 배경은 연구자들의 시선을 더 오래 붙잡았다.
한 위약 대조 연구에는 알코올 사용장애가 있고 조절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여성 48명이 포함됐다. 참가자들은 주사형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 저용량 또는 주사형 위약에 무작위 배정됐고, 약물 투여 전과 후에 실험실 방에서 2시간 동안 선호하는 술을 자가 투여할 수 있었다. 9주 동안은 매일 얼마나 마셨는지도 보고했다.
8주 시점에서, 세마글루타이드군은 ‘마신 날’의 음주량이 위약군의 평균 약 2% 감소와 비교해 약 30% 더 적었다. 폭음 일수도 더 적었고, 알코올 갈망도 더 낮다고 보고됐다.
술잔이 멀어지는 약, 대신 다른 불편이 가까워지기도 한다.
더 큰 규모의 분석에서는 미국 재향군인부(VA) 데이터베이스로 당뇨병 환자 중 GLP-1s를 시작한 사람들을 찾고, 설폰요소제, 디펩티딜 펩티다제-4 억제제,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 억제제 시작 집단 또는 대조군과 비교했다. 통상 진료와 비교했을 때 GLP-1s 복용자는 물질사용장애나 정신병성 장애 가능성이 더 낮았다.
하지만 반대편의 목록도 함께 따라왔다. 관절염성 질환, 약물 유발 췌장염, 위장관 장애, 저혈압, 간질성 신염, 신장결석, 실신 가능성은 더 높았다. 많은 항목이 GLP-1s와 관련된 것으로 잘 알려진 이상반응이라는 설명이, 오히려 현실적으로 들린다.
기대가 커질수록, “어디까지가 장점이고 어디부터가 비용인가”가 선명해진다.
인지장애 쪽에서는 더 조심스러운 결론이 나왔다. 전임상에서 개발된 6가지 가설을 바탕으로 GLP-1s가 인지장애의 진행을 늦추거나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고, VA 자료에서도 GLP-1군은 발작과 신경인지장애(알츠하이머병과 치매 포함)가 더 적었다. 그런데 최근 대규모 임상시험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로 치료한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질병 진행의 통계적으로 유의한 감소가 관찰되지 않았다.
파킨슨병도 아직 결론을 미뤄야 했다. 파킨슨병 참가자 194명을 엑세나타이드(바이에타) 또는 위약에 무작위 배정한 연구는 질병 변형 효과 근거를 찾지 못했다. 반면 릭시세나타이드 2상 연구에서는 초기 파킨슨병 환자에서 12개월 시점에 위약 대비 운동장애 진행을 늦춘 것으로 나타났지만, 위장관 이상반응이 흔했고 우려할 만했다고 보고됐다.
같은 계열이라도, 약마다 ‘다르게’ 행동할 수 있다.
그래서 더 흥미롭게 다가온 분야가 다낭성난소증후군(PCOS)이었다. 위약 대조 연구들을 모은 메타분석에서 176명의 참가자 기준 GLP-1 사용은 허리둘레, 체질량지수, 혈청 중성지방, 총테스토스테론의 유의한 감소와 연관됐다. 1,476명의 여성을 포함한 더 큰 메타분석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됐다.
결국 이 약은 한 줄로 설명되지 않는다. 하나의 수용체 계열로 이렇게 많은 생물학적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 계열은 드물고, GLP-1s가 다면발현 특성을 가진다는 점은 점점 분명해진다. 다만 유망한 결과와 혼재된 결과, 부정적인 결과가 한 지형 안에 동시에 놓여 있다는 사실도 함께 받아들여야 한다.
오늘은 결론 대신, 기억할 문장 하나만 남기고 싶다.
허가 외 사용은 신중한 위험-편익 평가 뒤에, 임상의의 지도하에서만 다뤄질 때 가장 안전하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