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소셜미디어 ‘골디락스 구역’이 있다는 연구의 낯익은 결론
아이와 대화가 잘 안 되는 날이 있다.
방문은 반쯤 닫혀 있고, 침대 끝에 걸터앉은 뒷모습만 보인다. 손에는 휴대폰이 있는데, 화면을 보는지 마음을 숨기는지 구분이 안 된다. 나는 “좀 줄여”라고 말하고 싶다가, 그 말이 더 멀어지게 할까 봐 삼킨다.
그건 통제가 아니라, 연결을 잃을까 봐 생기는 초조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요즘 애들’이라는 말이 입에 맴돌 때 더 그랬다.
혹시 당신도 소셜미디어를 둘러싼 대화를 시작하려다 멈춘 적이 있는가?
이번 연구는 그 멈춤에, 다른 각도의 질문을 하나 얹는다.
“혹시 너무 안 하는 것도 문제일까?”
연구진은 1월 12일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소아과학(JAMA Pediatrics)에 청소년 소셜미디어 사용과 웰빙의 관계가 복잡하고 비선형이며, 과도한 사용뿐 아니라 금욕도 문제일 수 있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이를 ‘골디락스 구역(Goldilocks zone)’이라는 말로 설명했다.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딱 적당한 지점이 있다는 뜻이다.
중간 정도가 가장 낫고, 양 끝이 불리했다.
연구진은 호주 아동 약 10만 1,000명의 데이터를 4학년부터 12학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아이들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보고했고, 매년 설문에서 행복감, 삶의 만족도, 정서 조절 같은 웰빙 질문에 답했다.
분석 결과, 방과 후 매일 2시간 이상 사용하는 집단은 중간 정도 사용자에 비해 웰빙이 낮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특히 7~9학년에서는 소셜미디어를 많이 사용하는 여학생이 낮은 웰빙을 보일 가능성이 3배였고, 남학생은 2배였다.
여기까지는 익숙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런데 연구는 다른 끝을 보여준다.
10~12학년에서는 소셜미디어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는 남학생이 낮은 웰빙을 보일 가능성이 3배였고, 여학생은 그 가능성이 79% 더 높았다. “안 하는 게 더 안전하다”는 단순한 결론이, 이 데이터 안에서는 바로 성립하지 않았다.
‘없음’이 곧 ‘건강함’은 아닐 수 있다.
뉴욕 퀸스 주커 힐사이드 병원 소아·청소년 정신의학 빅터 포르나리 박사는 이 연구를 검토하며, 소셜미디어가 전혀 없는 것 자체가 현재 세대에서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적어도 그 맥락에서 최초의 연구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소셜미디어의 위험을 주로 우려해 왔다고도 덧붙였다.
그가 붙인 단어는 ‘용량-반응’ 같은 양상이다. 너무 많으면 좋지 않고, 아예 없으면 그것도 나쁠 수 있으며, 적절한 수준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이 말은 결국 소셜미디어를 “악”이나 “선”으로만 보지 말라는 요청처럼 들린다.
포르나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조심스러운 추측을 덧붙였다. 소셜미디어 회피가 실제로는 사회적 고립과 사회적 위축의 대리 지표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안 한다”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또래 관계에서의 어려움과 맞물려 있을 가능성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특히 소셜미디어 노출이 전혀 없는 것으로 분류되는 청소년들이 15~16세 무렵 또래 관계가 좋지 않고 사회적 고립과 위축을 보이는 청소년들과 비슷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우리가 알 수 없기 때문에 단지 추측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래서 나는 질문을 바꾸게 된다.
“얼마나 하니?”보다 “그 안에서 누구와 연결돼 있니?”로.
오늘의 선택지는 하나만 남기고 싶다.
아이의 사용 시간을 단번에 줄이기보다, ‘어떤 방식으로 쓰는지’부터 묻는 것.
청소년의 웰빙은 소셜미디어 하나로 설명되지 않을 수 있으니, 걱정이 커질 때는 학교나 의료진, 전문가와 함께 신호를 점검하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