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계가 지방 연소를 늦출 수 있다는 Nature 연구가 보여준 장면
살이 빠지기로 한 날인데, 몸이 먼저 움츠러드는 밤이 있다.
퇴근길 찬 공기, 따뜻한 물컵.
나는 지방을 태우고 싶었는데, 내 몸은 뭔가를 지키는 쪽으로 기운다.
그건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생존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추위에 노출되거나 식사를 거른 다음 날 더 또렷했다.
혹시 당신도 “덜 먹었는데 왜 그대로지”라는 말을 삼킨 적이 있는가?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새 연구는 면역계와 지방 조직 사이의 예상치 못한 협력을 보여준다.
감염과 싸우는 백혈구가, 지방을 “너무 많이” 태우지 못하게 막는 두 번째 일을 한다는 결론이다.
기근에는 도움이 됐지만, 풍요의 시대에는 불리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말한다.
UC 샌디에이고 의과대학 연구진은 추위 노출이나 단식 같은 스트레스에서
몸이 과도한 지방 손실을 어떻게 막는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쥐에서 추위가 유발하는 교감신경 활성화를 흉내 내기 위해,
베타-아드레날린 수용체 작용제로 지방세포를 활성화했다.
스위치를 켠 지 몇 시간 안에 호중구가 내장지방으로 대거 몰려왔다.
호중구는 인터루킨-1-베타를 방출했고,
이 신호는 지방세포에게 지방분해, 즉 저장된 지방을 쪼개 에너지를 꺼내는 속도를 늦추라고 지시했다.
지방이 타오르려는 순간, 면역이 브레이크를 건다.
교신저자 앨런 솔타일은 그 빠른 유입이 “정말 놀라웠다”라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UCLA의 클라우디오 비야누에바도 “다소 놀라운 일”이라며,
호중구 유입이 지방분해에 의존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덧붙였다.
늦추려던 과정이, 호중구를 부르는 데 필요했던 셈이다.
진화적으로 보면 이런 제동은 타당하다.
장기간의 추위나 식량 부족에서 지방을 너무 빨리 태우면, 그다음이 치명적일 수 있었다.
솔타일은 우리 몸이 여전히 “곧 기근이 올 수 있다”는 감각을 갖고 에너지를 저장하는 데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 발견은 비만에서 체중 감량이 왜 어려운지, 대사 기능장애가 왜 누적되는지 설명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비야누에바는 비만에서는 기저 지방분해가 이미 상승해 있고,
유리지방산이 혈중에 높은 수준으로 순환한다고 지적했다.
그 맥락에서는 호중구 유입이 촉진되고, 호중구가 사이토카인을 방출해
인슐린 저항성과 제2형 당뇨병에 잠재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루프다.
인슐린은 보통 식사 후 지방분해를 억제하지만, 저항성이 생기면 그 브레이크가 약해진다.
유리지방산 방출이 만성적으로 높아지고, 호중구 유입과 염증이 더 커질 수 있다.
내 몸이 나를 보호하려다, 나를 더 묶을 수도 있다.
치료 가능성도 열린다.
솔타일은 IL-1-beta가 지방세포의 “감속”을 지시하는 핵심 구동인자일 수 있어 약물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표적이 될 수 있는 구성 요소로 인플라마좀 복합체와 카스파아제-1도 언급했다.
또 이런 억제제를 GLP-1 작용제 같은 식욕 억제 약물과 병용해,
에너지 유입과 에너지 유출을 함께 다루는 발상을 제시했다.
다만 IL-1-beta는 면역 방어에 중요하니, 경로를 완전히 차단하면 감염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
솔타일은 그래서 목표가 “완전 차단”이 아니라 “조금 낮추는 것”이며,
효소 억제제라면 억제 정도를 적정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그림은 더 복잡하다.
비야누에바는 염증 억제가 만능 해결책은 아닐 수 있다고 했고,
지방이 너무 적은 지방이영양증에서도 심각한 대사질환이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또 통제되지 않은 지방분해는 지방산을 혈류로 쏟아 간을 과부하로 만들고,
중성지방이 축적되는 지방간 상태로 기울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솔타일의 팀은 이제 호중구가 지방 조직에 도달한 뒤 현장에서 어떻게 더 활성화되는지,
그리고 다른 피드백 루프가 있는지를 더 들여다보고 있다.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선택은 하나다.
체중계 숫자 앞에서 멈추는 대신, “지금 내 몸이 지키려는 것”을 한 문장으로 적어두는 것.
내 루틴이 내 몸을 거칠게 몰아붙이지 않게 된다.
치료나 약물 사용은 개인차가 크니, 적용이나 변경이 떠오를 때는 의료진이나 약사와 상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