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BMI와 고혈압이 혈관성 치매 위험과 직접 연결될 수 있다는 연구
검진표의 숫자를 볼 때 마음이 먼저 움찔한다.
아침 식탁에 봉투를 올려두고 커피가 식는 속도를 괜히 바라본다.
손목에서 혈압계를 떼어내며 윗숫자와 아랫숫자를 다시 확인한다.
종이는 얇은데 숫자는 묵직하다.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불안에 가깝다.
나도 그랬다. 가족 모임에서 “요즘 기억이…” 같은 말이 나올 때면 더 그랬다.
혹시 당신도 숫자를 보기 전부터 숨을 고르게 되나?
1월 22일 발표된 연구는 그 숨과 닿아 있는 두 가지를 짚었다.
비만과 고혈압이 치매 위험과 ‘직접 연결’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연구진은 체질량지수(BMI)가 높은 사람은 치매가 발생할 가능성이 분석에 따라 최대 2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연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직접적인 연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높은 체중은 경고가 아니라 원인일 수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병원의 수석 연구자인 루스 프리케-슈미트 박사는 “높은 체중과 고혈압이 단지 경고 신호가 아니라 치매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BMI 상승과 고혈압의 치료 및 예방이 치매 예방을 위한 아직 충분히 활용되지 않은 기회라고도 덧붙였다.
이번 연구가 특히 겨눈 것은 혈관성 치매였다.
혈류가 감소하거나 차단되면서 뇌가 손상될 때 생길 수 있는 치매다.
연구진은 영국과 덴마크에서 장기간 건강 연구에 참여한 50만 명 이상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리고 ‘최고 표준’으로 여겨지는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CT)을 모사하는 유전학 기반 방법을 사용했다.
BMI를 높이는 흔한 유전 변이를 찾고, 그런 유전적 특징을 가진 사람들이 치매 위험도 더 높은지 추적했다.
유전 변이는 무작위로 물려받는다는 점을 이용해, 임상시험의 무작위 배정과 비슷한 조건을 만든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윗숫자와 아랫숫자는 기억과도 이어질 수 있다.
결과는 높은 BMI가 혈관성 치매와 직접 연결돼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 대상 집단과 분석 방법에 따라 위험은 54%에서 98%까지 더 높게 나타났다.
즉, 경우에 따라 최대 2배 가까이로 보일 수 있었다.
연구진은 그 관계 중 약 18%는 비만으로 인해 상승한 수축기 혈압으로 설명된다고 덧붙였다.
또 25%는 더 높은 이완기 혈압으로 설명된다고 했다.
수축기 혈압은 혈압 측정값의 ‘윗 숫자’이고, 이완기 혈압은 ‘아랫 숫자’다.
알츠하이머협회의 헤더 스나이더는 체중과 심장 건강이 인지 저하 및 치매와 연결된다는 증거가 계속 축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논문 저자들이 그 연결고리가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에 의해 부분적으로 좌우될 수 있다고 제시한다고도 했다.
근본 기전을 더 알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말도 빠지지 않았다.
스나이더는 심혈관계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뇌를 포함한 전신에 혈액을 보내는 과정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비만과 염증 증가의 연관성도 언급했다.
또 비만이 음식과 에너지를 대사 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뇌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장과 대사 건강에 좋은 것이 뇌에도 좋다.
그래서 그는 영양가 있는 식단과 운동, 좋은 수면 같은 심장 건강에 좋은 생활습관이 장기적인 뇌 건강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을 바꿀지는 의료 제공자와 상의하라고도 했다.
프리케-슈미트는 오젬픽, 젭바운드 같은 체중감량 약물의 역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다만 이런 약물은 최근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에서 인지 저하를 멈추는 목적으로 시험됐지만, 유익한 효과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가 남긴 질문은 하나였다. 인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시작한다면, 보호 효과가 있을 가능성을 더 볼 수 있느냐는 것.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은 하나다.
다음 혈압을 잴 때 윗숫자와 아랫숫자를 함께 적어두는 것.
약이나 치료를 바꾸는 일은 사람마다 조건이 달라서, 내 숫자를 들고 의료진이나 약사와 같이 보면 선택이 더 또렷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