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량 숫자 뒤에 남는 질문들

2025년 비타민D, 관찰연구가 다시 앞에 섰다

by 전의혁

검사표에서 25(OH)D라는 줄을 마주할 때, 마음이 한 번 더 멈춘다.
책상 위에는 가이드라인 출력물이 얹혀 있고, 나는 무작위대조시험(RCT)이라는 단어 옆에 조용히 밑줄을 긋는다.
비타민D는 영양소인데, 근거는 자꾸 약처럼 다뤄진다는 느낌이 남는다.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근거의 언어가 바뀌는 신호에 가깝다.
나도 그 변화를 요즘 더 자주 본다.
혹시 당신도 “연구가 많다는데 왜 권고는 그대로지”라는 질문을 품고 있나.


20260206 _ 비타민D 2025 핵심논문, 권고 근거가 바뀐다 _ 2.png


2025년에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은, 더 높은 비타민D [25(OH)D] 수치가 미국 10대 주요 사망 원인 10개 가운데 8개에서 발생 또는 사망 위험 감소와 연관돼 있음을 강조했다.
이건 “원인”이라기보다, 관찰연구가 쌓아 올린 “일관된 그림”에 가깝다.


반대로 2024년 미국내분비학회 가이드라인은 주로 RCT를 고려했고, 임신 중인 사람이나 고위험 전당뇨병에는 600–800 IU/일을 권고했다.
또 뼈 무기질화와 구루병에만 초점을 둔 RCT를 협소하게 검토한 결과라는 지적도 함께 따라왔다.


숫자가 낮다고, 질문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비타민D 구루 중 한 명인 윌리엄 그랜트 박사와 동료들은 일반적으로 하루 2000 IU를 복용하면 비타민D 수치를 30 ng/mL 이상 달성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건강 수치로 여겨지는 40~70 ng/mL를 목표로 하려면 매일 비타민D3 4000~6000 IU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20260206 _ 비타민D 2025 핵심논문, 권고 근거가 바뀐다 _ 2-1.png


많은 비타민D 임상시험이 이점을 보여주지 못한 이유로는 저용량 복용이 거론된다.
시작할 때 이미 수치가 충분한 사람들, 즉 충분한 기저 수치도 자주 문제로 지목된다.
무엇보다 혈중 농도를 끝까지 따라가는 추적이 부족했고, 대조군의 비타민D 복용을 허용한 설계도 있어 결과가 흐려질 수 있었다.


용량보다 중요한 건, 달성된 혈중 농도다.


비타민D 연구로 미국 국회에서 공로상까지 받은 저명한 로버트 히니 박사는 2014년에 영양소에 맞는 RCT 지침을 제시했고, 2017년 비타민D에 맞게 업데이트된 뒤 2025년에 다시 검토됐다.
연구 실험 대상자들을 비타민D 수치가 낮은(부족 혹은 결핍) 사람들만 등록하고, 연구 결과는 ‘달성된 비타민D 수치’로 분석하자는 원칙이다.
하지만 이런 기준에 근접한 RCT는 많지 않다고 한다.


2025년에 “비타민D 무작위 대조시험(RCT)”으로 검색하면 105개 항목이 나왔다.
그중 한 심혈관질환 리뷰는 14개 RCT, 80,547명에서 예방 효과가 없었다고 정리했다.
비교한 두 집단의 위험 차이가 거의 없거나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았다..
그런데 같은 해 다른 리뷰들은 유익한 결과를 확인했다고도 보고된다.


20260206 _ 비타민D 2025 핵심논문, 권고 근거가 바뀐다 _ 2-3.png


관찰연구는 인과성을 바로 말해주긴 어렵다는 말이 따라붙는다.
그런데 영양소와 기능성 성분에서는, 같은 잣대를 그대로 들이대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통계학자 브래드퍼드 힐(Bradford Hill)의 기준처럼 연관성의 강도와 일관성, 시간적 선후관계, 생물학적 기울기 같은 단서로 인과를 평가할 수 있다는 논리다.


임신부 자료는 더 직접적으로 마음을 건드린다.
관찰연구 기반 메타분석에서 비타민D 수치가 30 ng/mL 미만인 임산부의 유병률은 1삼분기 68%, 2삼분기 81%, 3삼분기 70%였다.
또 멕시코 임신부 303명 연구에서는 1삼분기에 30 ng/mL 미만이었던 경우, 이후 매일 4000 IU 보충으로 2·3삼분기에 모두 30 ng/mL를 넘겼어도 산과적 합병증이 더 많았다.


그래서 나는 ‘언제 시작했는지’라는 질문을 같이 적어둔다.


비타민 D 정책이 관찰연구에 더 기대기 시작했다는 말은, 공중보건 지침을 다시 쓰자는 신호처럼 들린다.
다만 보충제 선택과 용량 조절은 개인차가 크다.
검사 결과와 함께 의료진이나 약사와 상의하며 결정하는 편이 안전하다.


작가의 이전글냉장고 앞, 제로를 집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