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이 유행이 된 뒤로, 내 질문도 하나 늘었다

“나도 해볼까?”

by 전의혁

5:2, 격일 단식, 시간제한 식사.
이름만 바꿔가며 ‘기적’처럼 이야기됐다.
몸이 가벼워지고, 머리가 맑아지고, 심지어 노화까지 늦춘다고.


그런데 이번 코크란 리뷰는 말을 아낀다.
체중 감량에서, 단식이 더 낫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코크란 리뷰는 특정 치료법이나 의료 시술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발표된 수많은 연구 결과들을 엄격한 기준으로 모아서 분석한 보고서다.
코크란(Cochrane)이라는 국제적인 비영리 독립 기관에서 발행한다.
전 세계 수만 명의 의료 전문가와 연구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네트워크 형태로 운영되며, 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다.


20260221 _ 간헐적 단식, “일반 다이어트보다 낫지 않다” 근거 _ 2.png


체중은 줄었지만, 5%에는 못 닿았다.


연구진은 전 세계 22개 연구 데이터를 묶어 봤다.
과체중 또는 비만인 사람들은 간헐적 단식을 해도,
전통적인 식이 조언을 따라도,
체중이 비슷한 정도로 줄었다.


더 냉정한 비교도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비교해도, 단식은 체중 감량에서 겨우 조금 더 나은 수준이었다.


단식으로 줄어든 체중은 평균 약 3%였다.
의사들이 “임상적으로 의미 있다”고 보는 5%에는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포함된 연구는 대부분 단기였다.
개선 정도를 최대 12개월까지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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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아니지만, 선택지일 수는 있다.”


제1저자 루이스 가레냐니는 이렇게 말했다.
간헐적 단식은 기적의 해법이 아니다.
하지만 체중 관리를 위한 여러 선택지 중 하나가 될 수는 있다.


결국 결론은 이쪽이다.
확실히 더 낫진 않다.
그렇다고 더 나쁘다고 단정할 근거도 충분하다고 보긴 어렵다.


결론이 선명해지기 어려운 이유도 있었다.


이번 리뷰는 무작위 임상시험 근거를 모았다.
유럽, 북미, 중국, 호주, 남미 성인 1,995명이 참여했다.
격일 단식, 5:2, 시간 제한 식사 등 방식도 제각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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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삶의 질이 더 좋아진다’는 강력한 근거는 못 찾았다.
또 한 가지.
22개 연구 중 어느 것도 “얼마나 만족했는지”를 묻지 않았다.


유행은 컸지만, 연구 기간은 짧았고 방식은 다양했다.
래서 “이게 더 낫다”를 딱 잘라 말하기 어려웠다.


‘언제’ 하느냐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싱가포르국립대의 질라 셈나니-아자드는
단식의 이점이 타이밍에 달려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일주기 리듬은 대사와 깊게 연결돼 있다.
동물 연구에서는 단식이 지방 사용, 인슐린 민감도,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와 연결될 수 있다는 결과도 있다.
자가포식 같은 과정이 언급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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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문제는 이것이다.
간헐적 단식에는 보편적 정의가 없다.
무엇을 단식이라 부를지부터 통일되지 않는다.


‘아무것도 안 한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는 지점도 남는다.


베를린 보건연구소의 마이크 피츠너는 이 점이 놀라웠다고 했다.


단식이 체중 감량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비교해도 차이가 작았다.
그는 단식 기간에 신체활동이 줄 수 있다는 근거,
그리고 약물 없이 체중 감량이 어렵다는 근거와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연구 경험도 덧붙인다.
완전 단식을 짧게—이틀까지—해도
몸에는 큰 영향이 거의 없었다.
변화가 나타나려면 더 오래가야 했고,
7일 물 단식에서는 혈액 단백질 변화가 3일이 지난 뒤에야 넓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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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이렇게 정리한다.


간헐적 단식은 누군가에게 ‘방법’일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큰 검토가 말하는 건 이거다.


단식 자체가 답은 아니다.
그리고 체중이 약 3% 줄었다는 결과를 넘어, “추가 효과”를 확실히 말할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건 단순하다.
유행의 이름이 아니라, 내가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방식을 고르는 것.
그리고 식단을 바꾸거나 약을 조정할 땐, 임의로 끊기보다 의료진과 먼저 상의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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