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걱정 질문이 중증을 더 잘 가려냈다
아이 아픈 밤에는 말이 짧아진다.
약국 문을 닫고 계산대를 닦던 때였다.
휴대폰 진동이 울리고, 수화기 너머로 숨을 고르는 소리가 먼저 들린다.
“열은 있는데요, 그냥 감기일까요?” 그 뒤에 꼭 따라오는 말이 있다.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부모의 직감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아이가 “평소랑 다르다”는 느낌이 들 때 더 그랬다.
혹시 당신도 그 한마디를 입안에서만 맴돌게 하고 있는가?
부모의 걱정은 증상보다 먼저 도착한다.
2월 17일 《미국 의사협회저널》에 실린 연구는 의사들이 부모가 느끼는 ‘직감’을 더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부모가 아이 건강에 대해 명확하거나 강한 우려를 가진 경우, 10명 중 9명꼴로 아이가 중증 질환이었다.
연구진은 “부모가 걱정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 증상 중심의 포괄적 건강 질문보다 중증 환아를 가려내는 데 더 효과적이었다고 했다.
핀란드 오울루대학교 소아과 전문의인 주저자 힐라 포이리 박사는 부모의 우려를 “중요한 경고 신호”라고 불렀다.
그는 갑자기 아픈 아이에 대해 부모가 걱정한다면, 그 아이는 의사의 진료와 평가를 받을 기회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걱정하는 부모를 혼자 두고 아이를 원격으로 평가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오울루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받은 소아·청소년 약 2,400명을 추적 관찰했다.
부모들은 치료 과정의 일부로 36개 문항의 설문지를 작성했다.
소아·청소년의 약 4명 중 1명은 중환자 치료, 수술, 장기간 입원이 필요한 중증 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의 목적은 이 디지털 설문지가 응급실에 가기 전, 집에서 아이 상태를 평가하는 도구가 될 수 있는지 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특히 부모가 이미 걱정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 설문이 응급실 방문을 대신할 만큼 충분히 정확하지 않았다.
포이리 박사는 이런 도구들이 신중한 타당성 검증이 필요하며, 아직은 의료 전문가의 평가를 대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 질문이 36문항을 이겼다.
설문 문항 중에서도 ‘부모의 걱정’과 관련된 항목이 중증 위험이 큰 아이들을 찾아내는 데 가장 좋았다.
단 하나의 질문이, 실제로 매우 아픈 것으로 판명된 아이들의 91%를 정확히 식별했다.
“부모로서, 현재 아이의 건강에 대해 얼마나 걱정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이었다.
다만 이 질문은 “아프지 않다”를 가려내는 데는 약했다.
“아이 상태가 특히 심각하게 아프다고 느끼거나, 뭔가 크게 잘못됐다고 느끼나요?”라는 질문도 건강한 아이를 약 73% 정도에서만 식별했다.
‘부모의 걱정’ 질문은 건강한 아이를 식별하는 데 18%에 그쳤다.
직감은 빨리 찾지만, 잘 걸러내진 못한다.
연구팀은 부모의 우려가 중요한 위험 신호일 수 있지만, 불필요한 의료 개입의 확대를 피하려면 임상 평가와 함께 해석돼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나는 그래서 밤중에 “뭔가 이상해요”라는 말을 들으면, 먼저 “지금 얼마나 걱정되세요?”를 한 문장으로 묻게 된다.
그 한 문장이 부모를 혼자 판단하게 두지 않는 작은 손잡이가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