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운동성과 티아민이 연결될 수 있다는 새 단서
오늘도 내 속도는 내 편이 아니었다.
약국 문을 닫고 손을 씻은 뒤, 집 욕실 바닥의 차가운 감촉이 발끝에 먼저 닿는다.
시계 초침 소리가 커질수록, 나는 배를 한 번 더 쓸어본다.
그건 게으름이 아니라, 몸이 ‘천천히 가는 쪽’으로 기울어진 하루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신경이 곤두서는 날일수록 더 그랬다.
혹시 당신도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며 오늘을 넘긴 적이 있나?
변비는 드문 이야기가 아니다.
전 세계 성인 약 7명 중 1명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추정되며, 흔히 장 운동성이 줄어 대변이 딱딱해지고 배변 횟수가 줄어드는 형태로 나타난다.
우리는 그동안 이를 식이섬유와 수분 섭취 부족 같은 생활습관 문제로 쉽게 정리해 왔다.
장도, 유전의 리듬을 탄다.
최근 발표된 다인종 연구는 26만 8,000명 이상을 포함해 장 운동성이 유전되는 특성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일부 사람은 유전적으로 ‘느린 장’ 성향을 가질 수 있고, 유럽·호주·캐나다 연구진은 그런 사람들에게서 티아민(비타민 B1)에 대한 반응이 줄어든 경우도 확인했다.
주저자 마우로 다마토 박사는 이 결과가 유전적으로 취약한 개인에서 티아민 보충이 장 운동성 이상과 과민성장증후군(IBS) 증상 완화로 이어질지, 추가 연구의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핵심은 티아민이다.
연구진은 전장유전체 연관분석으로 수백만 유전 표지자를 살피며, 배변 빈도와 함께 움직이는 유전 신호를 찾았다.
그 과정에서 티아민과 관련된 두 유전자가 특히 눈에 띄었다.
하나는 티아민 운반체로 작용하고, 다른 하나는 티아민을 활성 형태인 티아민 피로인산으로 바꾸는 데 관여한다.
이 유전적 변이는 세포 내 티아민과 인산염 수준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했고, 그 변화가 배변 빈도와 연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결과는 “먹으면 곧바로 좋아진다”는 뜻이 아니라, 그럴 가능성을 검증할 단서를 보여준다.
정확한 “왜”의 전부가 풀린 건 아니다.
다마토 박사는 아세틸콜린 관련 대사와 신경전달물질 네트워크가 뉴런 간 신호 전달을 바꾸고, 그 과정이 연동운동에 조절적 영향을 줄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담즙산과 아세틸콜린처럼 이미 알려진 경로뿐 아니라, 비타민 B1 같은 새로운 경로가 드러났다고도 말했다.
이어서 연구진은 사람의 식사 기록에서도 같은 방향을 확인했다.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 9만 8,000명 이상의 식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티아민 섭취량과 장 운동성 사이에 유의한 연관성이 있음을 추가로 뒷받침했다.
식이 티아민 수준이 높을수록 배변 빈도가 늘어나는 상관관계가 관찰됐다.
장 이야기는, 마음과 심장 쪽으로도 이어진다.
이번 연구는 배변 빈도가 위장관뿐 아니라 정신과적, 심혈관 특성과 유전적 구조를 공유한다는 점도 보여줬다.
배변 빈도는 불안, 우울증, 양극성장애와 유의하게 연결됐고, 고혈압과 협심증과의 연관도 관찰돼 만성 변비가 있는 사람에서 심혈관 사건 위험이 더 높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배변 빈도가 자가 보고라는 점과 식이·약물·생활습관 변수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한계도 함께 제시됐다.
덜 참는 게 아니라, 내 리듬을 더 정확히 읽는 것.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건 거창한 처방이 아니다.
며칠만이라도 배변 빈도와 컨디션을 적어두면, 내 몸이 “느린 쪽”으로 기우는 날이 어떤 날인지 윤곽이 잡힌다.
IBS나 변비로 치료나 약을 조절 중이라면, 보충을 포함한 변화는 의료진이나 약사와 상의하며 내 몸에 맞춰 천천히 조정하는 편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