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TMS를 5일로 압축할 수 있을까
마음이 무너진 날은 달력이 먼저 낯설어진다.
‘다음 주’라는 말이 이상하게 멀게 들리는 날이다.
평일 한 주를 버티는 것도 벅차다.
그런데 병원에 매일 가야 한다는 말을 듣는 순간이 있다.
대기실 의자에 등을 붙이고 앉아 휴대폰 달력 화면을 위아래로 넘긴다.
‘6주’라는 숫자가 목에 걸린 것처럼 오래 남는다.
그건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일정이 치료의 문턱이 되는 순간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출근과 집안일 사이에 숨을 겨우 붙이던 때 더 그랬다.
혹시 당신도 “치료를 받고 싶다”와 “갈 수가 없다” 사이에서 멈춘 적이 있나?
경두개 자기자극(TMS)은 보통 6~8주 동안 평일마다 병·의원에 방문해야 한다.
우울증으로 힘겨워하는 사람에게는 그 자체로 빡빡한 일정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새 연구는 이 치료가 빠르면 “평일 한 주”만큼의 짧은 기간 안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연구는 《정서 장애 저널》 6월호에 실릴 예정이며, 핵심은 이른바 “5×5”다.
하루 5회씩 5일 연속으로 치료를 받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이 ‘단기 집중 과정’이 소규모 환자군에서 기존의 표준 TMS와 비슷한 수준으로 우울 점수를 완화했다고 밝혔다.
25회의 치료를 5일에 압축한다.
UCLA 세멜 신경과학 및 인간 행동 연구소 수석 연구자인 마이클 아포스톨은 이렇게 말했다.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에게는 최소 6주 동안 매주 평일마다 병·의원에 오는 것이 실제로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그는 “25회의 TMS 치료를 단 5일에 압축해 시행함으로써, 같은 환자들에게 1주일도 되지 않는 기간 안에 의미 있는 완화로 가는 경로를 제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덧붙였다.
TMS는 환자의 두피에 전극을 부착한 뒤 자기 펄스를 가해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한다.
연구진은 배경 설명에서 대규모 연구들이 TMS가 환자의 60%~70%에서 우울 증상을 유의하게 감소시키고, 25%~35%는 증상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한 대부분의 보험이 우울증에 대한 TMS 치료를 보장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40명의 환자에게 5일 연속으로 하루 5회 세션을 받는 가속 프로토콜을 시행했다.
각 세션은 9~15분이 걸렸다.
비교 대상은 기존 방식으로 TMS를 받은 환자 135명이었다.
이 방식은 하루 1회 세션을 주 5일, 6주 동안 시행하는 형태였다.
모든 환자는 항우울제로 증상이 완화되지 않은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연구진은 두 집단 모두에서 우울 증상이 의미 있게 감소했으며, 결과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여기서 중요한 건 ‘즉시’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점이다.
5×5 치료를 받은 환자 중 절반은 바로 좋아지지 않았지만, 2~4주 뒤에는 증상이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 며칠이 조용하다고 실패는 아닐 수 있다.
UCLA의 TMS Service 디렉터이자 수석 연구자인 앤드류 류히터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번 연구의 모든 환자들은 여러 차례의 항우울제 치료 시도에서 이득을 보지 못했지만, 5×5 치료에서는 큰 이득을 얻었다.”
그는 “일부 환자는 효과를 보기까지 며칠 또는 몇 주를 기다려야 한다”며, 당장 좋아지지 않는다고 너무 빨리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2주 뒤 추가 치료일 이어진다면 5×5의 이점이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점을 연구진이 발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연구는 정식 임상시험은 아니며,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더 큰 규모의 시험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그러니까 오늘 당장 달력이 ‘5일’로 바뀌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이 문장을 조용히 옆줄에 적어두고 싶다.
치료는 효과만큼이나 ‘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만약 지금 치료를 고민하고 있다면 선택지를 혼자 정리하지 않아도 된다. 당사자에게 맞는 일정과 방식은 의료진과 함께 천천히 상의해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