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이 울리기 전, 몸이 먼저 깨어나던 날

아침형·활동적인 사람, ALS 위험이 더 낮았다

by 전의혁

아침에 눈이 먼저 떠지는 날이 있다.
알람이 울리기 전부터 몸이 먼저 하루를 시작하는 날이다.


커튼 사이로 빛이 얇게 들어오고 휴대폰 알람은 아직 울리지 않는다.
나는 물 한 잔을 마시며 오늘 일정표를 훑는다.
이런 날은 ‘내 몸의 리듬’이 괜찮다고 별 의심 없이 믿게 된다.


그건 부지런해서가 아니라 몸이 빛과 시간에 조금 더 잘 맞아떨어지는 날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밤이 길었던 계절을 지나고 나면 더 그랬다.
혹시 당신도 아침에 몸이 먼저 움직이는 편인가?


20260302 _ 루게릭병 위험, 아침형·활동성이 낮춘다 _ 2.png


새 연구에 따르면 ‘아침형 인간’과 신체활동이 많은 사람은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루게릭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낮다.
ALS는 뇌와 척수의 신경세포가 점차 죽어가는 드물고 진행성인 질환이다.
이 연구는 4월 18~22일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신경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아침형 인간은 밤형 인간보다 ALS 위험이 20% 낮았다.


연구진은 신체활동이 많을수록 ALS 위험이 26% 낮아지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도 밝혔다.
중국 항저우 저장대학교의 신경과 전문의 홍푸리 박사는 “연관성을 더 탐색하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건강한 생활습관 행동을 촉진하는 것이 ALS 위험을 줄이기 위한 잠재적 전략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환자들은 근육 움직임을 조절하는 능력을 잃게 되며, 이는 종종 완전 마비와 사망으로 이어진다.
배경 설명에 따르면 사람들은 보통 ALS 진단 후 2~5년 내에 사망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20260302 _ 루게릭병 위험, 아침형·활동성이 낮춘다 _ 2-1.png


이번 연구는 평균 연령 57세인 502,000명 이상을 2006~2010년 사이 모집해 평균 14년간 추적 관찰했다.
추적 기간 동안 675명, 약 0.14%가 ALS가 발병했다.


참가자 가운데 277,000명 이상은 수면 설문지 응답을 바탕으로 아침형 인간으로 분류됐고, 166,000명 이상은 밤형 인간으로 간주됐다.
나머지는 어느 쪽에도 딱 들어맞지 않는 수면-각성 주기를 보였다.


아침형 인간은 이른 취침과 이른 기상을 선호하며 하루의 이른 시간대에 생산성이 최고조에 이른다.
밤형 인간은 더 늦은 취침과 늦은 기상을 선호하고 하루의 늦은 시간대에 더 생산적이다.


추적 기간 동안 ALS는 아침형 인간 약 350명에서 발생했고, 밤형 인간에서는 237명에서 발생했다.
다른 위험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결과는 아침형 인간이 밤형 인간에 비해 전반적으로 ALS 위험이 20% 낮았음을 보여줬다.


20260302 _ 루게릭병 위험, 아침형·활동성이 낮춘다 _ 2-2.png


여기서 한 가지 더 눈에 띄는 건 ‘얼마나 자느냐’다.
연구진은 수면 시간도 ALS 위험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매일 밤 6~8시간 수면을 취한 사람은 더 적게 자거나 더 많이 잔 사람보다 ALS 위험이 낮았다.


수면의 리듬과 움직임의 양이 함께 관찰됐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신체활동 수준도 살폈다.
그리고 더 활동적인 사람들은 ALS 위험이 26% 낮았다.
리 박사는 이전 연구들에서 더 나은 수면과 더 많은 신체활동이 일부 신경퇴행성 질환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신호가 있었지만, ALS에서는 결과가 엇갈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연구가 일광 시간에 더 잘 맞는 수면 일정과 더 많은 신체활동이 ALS 위험 감소와 관련되어 있음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20260302 _ 루게릭병 위험, 아침형·활동성이 낮춘다 _ 2-3.png


나는 다시 알람 시간을 확인한다.
오늘의 나를 ‘아침형’으로 만드는 건 의지라기보다 어제의 취침 시간과 오늘의 첫걸음일 때가 많다.
이 연구가 “아침에 일어나면 ALS가 예방된다”는 단정은 아니다. 다만 어떤 리듬이 더 낮은 위험과 함께 관찰됐다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한 문장을 붙여두고 싶다.
의학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결과는 동료심사 학술지에 게재되기 전까지는 예비 결과로 간주해야 한다.


그래도 나는 오늘 작은 선택 하나를 떠올려 본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완벽한 건강’이 아니라 오늘의 리듬이다.
수면이나 운동 계획을 바꾸고 싶다면 현재 상태와 개인차를 고려해 의료진이나 약사와 함께 천천히 상의해도 괜찮다.


작가의 이전글병원 대기실에서 일주일을 세어보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