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은 ‘일반인’ 대장암 위험을 낮추지 못했다
어떤 날은 약통을 여는 손이 마음보다 빠르다.
아침 식탁 위 물컵 옆에 작은 알약 하나가 놓인다.
검진 예약 문자가 연달아 오던 주엔, 나는 “이 정도는 예방이지”라는 말을 슬쩍 붙여본다.
그건 유난이 아니라, 불안을 정리하는 방식에 가깝다.
나도 그랬고, 특히 가족력이라는 단어를 들은 뒤엔 더 그랬다.
혹시 당신도 ‘매일’이라는 습관이 주는 안정감에 기대본 적이 있나?
하지만 이번 근거 검토는 그 안정감에 조용히 브레이크를 건다.
유전적 위험이 없고 과거 대장암 병력이 없는 일반 인구에서는, 매일 아스피린을 복용해도 대장암 위험이 줄어든다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검토는 코크란 리뷰에 게재됐고, 중국 쓰촨대학교 서중국병원 연구진이 수행했다.
대장암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흔한 암이다.
세계보건기구( WHO)에 따르면 2022년 한 해에만 신규 환자 190만 명, 사망 90만 명 이상이 보고됐다.
대부분은 50세 이상에서 발생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젊은 층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아스피린은 오랫동안 그 후보처럼 불렸다.
특히 린치 증후군처럼 유전적 위험이 있는 사람에서는, 매일 복용이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었다.
대장암을 앓았던 사람의 재발과 관련된 이야기들도 함께 돌았다.
그래서 이번 검토가 선을 그은 지점이 더 중요해진다.
‘암 예방만을 목적’으로 일반인에게 일괄 권고할 근거는 지지되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주저자 보 장 박사는 “근거가 이끄는 방향을 따라야 한다”며, 이 이야기가 단순한 예/아니오보다 훨씬 복잡하다고 말했다.
이번 결론은 10건의 무작위 대조시험을 바탕으로 했다.
총 약 12만 5,000명 규모였고 참가자 평균 연령은 53~71세였다.
7개 연구는 저용량 75~100mg을 매일 사용했고, 3개 연구는 하루 최대 500mg의 더 높은 용량을 썼다.
추적기간은 5년에서 15년 이상이었다.
연구진이 내린 문장은 단단하다.
아스피린을 5~15년 동안 복용해도 대장암이나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대장 내 혹(용종) 발생을 줄이는 데 효과가 “거의 없거나 전혀 없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더 조심스러운 문장도 있다.
5~10년 추적에서는 대장암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다고 봤다.
반대로 15년 이상에서 감소 가능성도 언급됐지만, 그 근거는 불확실하다고 했다.
예방은 오래 걸릴 수 있고, 출혈 위험은 바로 시작될 수 있다.
그리고 아스피린의 ‘대가’는 늘 출혈이다.
이번 검토에서도 전체 중대한 이상반응에는 큰 영향이 없었지만, 중대한 두개강 외 출혈 가능성은 증가했고, 출혈성 뇌졸중 위험도 아마 증가했다고 정리했다.
이 위험은 용량이 높을수록 더 컸다.
아스피린은 혈소판 활동을 낮춰 혈전 위험을 줄인다.
그래서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추가 심혈관 사건을 줄이기 위해 권고되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기존 심혈관 질환이 없는 사람에게서는, 출혈 위험이 잠재적 이득을 앞설 수 있어 매일 복용이 권고되지 않는다는 설명도 함께 따라온다.
“오늘 한 알이 내일을 지켜준다”는 믿음이, 오히려 더 빠른 위험이 될 수도 있다.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크지 않다.
‘암 예방’을 이유로 약을 더하기 전, 내 위험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의료진과 함께 확인하는 것.
특히 아스피린은 목적이 같아 보여도 사람에 따라 이득과 위험의 표가 달라진다.
시작하거나 중단하는 결정은, 혼자 결론 내리기보다 의료진과 상의해 천천히 정하는 편이 안전하다.